▲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 |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대규모 환불 대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 사태를 규제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디지털 범죄행위’로 규정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후보자는 25일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머지포인트 사태의 경우 금융당국 관할범위 바깥의 규제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디지털 범죄행위”라며 “1차적으로는 금융당국, 수사당국 등 관계당국의 범정부적 대응체계를 통해 대응해 미등록업체의 등록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할인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전금법에 규정된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채로 영업하다 서비스를 기습 중단해 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켰다.
머지플러스는 음식점, 커피전문점 등 전국 2만개 제휴 가맹점에서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우며 이용자를 100만명까지 끌어모았다. 그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전자금융업에 등록하지 않은 채 영업한 점을 지적받자 지난 11일 현금성 ‘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축소한다고 공지했다. 이후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고 후보자는 “머지포인트는 전금업 등록을 하지 않아 금융감독원이 해당 업체를 사전에 인지하기 곤란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비금융분야에서 금융업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감독권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머지포인트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금융 영역의 혁신 못지않게 이용자 보호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점이 다시금 각인됐다”며 “국민들이 등록된 핀테크 업체(전자금융업자)를 통해 선불충전서비스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전금법 개정을 통해 이용자 보호를 위한 추가장치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구제 방안에 대해서는 “머지포인트는 미등록업체로서 충전금 외부예치나 지급보증보험 등 가입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구제책 마련에 어려움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금융위원장에 임명되면 금감원을 통해 머지포인트 업체의 회원에 대한 환불 및 영업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피해 규모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금감원을 통해 추가적인 미등록 선불관리업체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 미등록업자의 등록을 유도하겠다”며 “전금법 개정안 논의에 적극 참여해 선불지급수단 이용자 보호 완비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지포인트 사태와 관련해 지난 20일 기준 126건의 민원이 금융위와 금감원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고 후보자는 “현재 등록 선불업체는 이용자 재산 보호를 위한 규제와 관리 감독을 받고 있으며, 머지포인트 사태 관련 민원도 현재 처리 중인 것으로 안다”며 “금감원을 통해 미등록 전급업 영위 사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점검해 국민들이 핀테크 업체를 통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보다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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