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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유명 가수 사예드 "탈레반 검문 5곳 통과…기적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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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아프가니스탄의 유명 가수 아리아나 사예드.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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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유명 여성 가수 아리아나 사예드가 극적으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을 탈출하는 과정을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및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예드는 약혼자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카타르를 거쳐 미국으로 탈출했다.

사예드는 최근 터키와 영국, 아프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의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아프간 수도 카불에 머물렀다. 사예드는 지난 14일 탈레반이 카불에 접근했다는 연락을 받고, 약혼자와 함께 다음날 출발하는 항공편을 예약했다.

그러나 사예드가 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는 총소리와 함께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군중들은 비행기에 타기 위해 몰려들었고, 현장에 있던 여성들은 기절하기까지 했다고 사예드는 전했다. 결국 사예드는 탈레반에게 들킬까 봐 공항을 떠났고, 인근 친척 집에 몸을 숨겼다.

사예드는 탈레반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수색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다시 공항으로 이동했다. 사예드는 눈만 겨우 보이는 베일(니캅)을 쓰고, 그의 어린 사촌과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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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가수 아리아나 사예드와 그의 약혼자의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사예드는 “우리는 5곳의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했다”며 “그중 한 군데서 차를 멈춰 세웠지만, 나와 어린아이(사촌)를 보고 ‘가라’고 했다”며 아슬아슬했던 순간을 회고했다.

사예드는 공항에서 한 여성으로부터 아이를 부탁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예드는 “한 여성이 아이를 데려가길 원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며 “군인에게 ‘아이가 죽을 수 있으니 여성을 들여보내 달라’고 말했지만, 군인은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사예드는 우여곡절 끝에 미군 군용기를 타고 카타르를 거쳐 미국으로 향했다. 사예드는 “아직 아프간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걱정된다”며 “그들은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이다. 식량도, 피난처도 없이 두려움 속에 살고 있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말 그대로 아프간에서 죽을 것만 같았다”라며 “아프간에서 빠져나온 것은 기적과도 같다”라고 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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