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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 인상에 '미친 집값' 잡힐까…전문가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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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5개월만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시장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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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가 현실화하나. 집값을 밀어 올린 '유동성 수압'이 낮아지기 시작하고, 동시에 사전청약 확대 등 '배수관'도 다소 열리면서 향후 시장 흐름이 바뀔 지 주목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달 28일 대국민 담화에서 "올해 하반기 조기 청약이 이뤄진다는 점, 전문가들의 고점 인식, 금리 인상과 유동성 관리 가능성 등 대내외적 환경 등을 판단해볼 때 주택가격은 일정 부분 조정의 여지가 있다"며 "시장의 예측보다 좀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후 '유동성 죄기'와 '공급 확대'는 조금씩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정부는 25일 사전청약 확대라는 '공급 당겨쓰기' 카드를 꺼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대출 중단,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 유동성 총량 관리에 돌입했다. 이어 26일 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렸다.

이같은 움직임이 집 값의 상승 탄력에는 어느정도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재 집값이 상승 속도, 소득 대비 가격 등으로 볼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금리는 집값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바닥 수준으로 낮아진 금리가 주택시장 유동성 물꼬를 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년 전인 2019년 6월까지만 해도 1.75%인 기준금리가 코로나 사태를 맞아 불과 11개월만인 지난해 5월 0.5%로 3분의 1 밑으로 뚝 떨어졌다.

정부에 따르면 금리 인하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60%가량 급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가 이미 슬금슬금 오르고 있었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더욱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며 "대부분 대출에 의존하는 주택 수요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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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사전청약 확대는 '조삼모사'라는 비판도 받지만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데는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2~3년간 예상되는 서울 등지의 새 아파트 입주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 불안은 다소 달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청약이 민영주택과 중대형 주택형으로 확대되면서 주택 수요 흡입력이 세졌다. 조기 분양 물량이 대폭 늘었고 1차 사전청약에서 제외된 청약예금·부금 가입자와 1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부동산 전문가 패널 1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향후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요인으로 주택 공급(36.5%), 금리 인상(25.7%)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하지만 집값 급등세가 다소 꺾이더라도 당장 시장이 진정될지는 불확실하다. 기준금리 0.75%의 부담 자체는 크지 않은 데다, 주택공급도 현실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인상은 시장이 예상했던 부분이고 대출금리 인상 폭이 관심사인데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은 시장에서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이미 유동성이 풍부하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이 정도 금리 인상으로는 시장이 안정되기 힘들다"며 "실질적인 공급이 없다면 우상향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집값 급등세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전셋값 급등세 역시 여전하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주택 마련 불안감, 전셋값 공포 등 주택수요를 압박하는 요인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집값 안정을 예상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안장원·김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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