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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초저금리 시대 끝… 전문가들 “금리 인상, 증시에 큰 영향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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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p) 올렸다. 발표 직후 코스피지수는 한 차례 출렁거렸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예고됐던 내용인 만큼 장기적으로 증시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한국은행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인상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연 0.75%인 금리를 0.50%로 인하한 후 15개월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금리 인상으로만 보면 무려 33개월만으로, 한국은행은 2018년 11월(1.5%→1.75%)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았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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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오전 11시 3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95포인트(0.35%) 내린 3135.86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시장에 예고됐던 것으로,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은 시장에 예고됐던 일로 깜짝 인상은 아니었다”라며 “시장에서는 8월이나 10월 중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올해 전체 주식시장에서 30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 전략이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유동성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은 금리 인상을 생각해왔기 때문에 학습된 상태”라며 “증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미국이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미룬다거나 혹은 미미하게 올리거나 하는 것이 국내 증시에 더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며 “환율 변수에 좀 더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이후 여러 차례 금리 인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15일 금통위 회의 직후에도 “최근 경제 주체들의 위험 선호,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가 이어졌다”며 “건전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한 거시건전성 규제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금융 불균형 문제를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거시경제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통화 정상화로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하며 사실상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금리 인상이 한 번 더 단행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8월에 한번 금리 인상을 했으니 시장의 관심은 연내 금리를 한 번 더 올리느냐가 됐다”라며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신용대출의 고삐를 죈 것 등 정부나 중앙은행이 유동성 축소로 방향을 잡은 상황에서 오는 11월에 금리를 더 올릴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일회성에 그치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연말이나 내년 중반까지도 한 번 더 진행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연속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시장에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이 증시에 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예상이 있었지만, 기정사실화한 정도까진 아니었다”라며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리 인상을 미룰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부문장은 “우리가 경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주요국 중에서는 제일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한 것”이라며 “앞서 뉴질랜드도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가 인상하지 않았고 미국도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머징 마켓(신흥국 시장) 중에서 금리를 올렸던 국가들이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면서 “우리나라는 지금 대출 규제 등으로 미시적인 긴축까지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동산의 경우엔 실수요자 중심 시장이 됐으니 금리가 높아도 사지만, 주식은 전부 투자 수요이니 부동산과 비교하면 ‘굳이 안 사도 되는’ 자산이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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