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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징벌적 손배' 언론중재법

'언론중재법' 4차례 협상도 결국 결렬, 與野 내일 막판 재협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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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네 차례 회동…이견 못 좁혀

“마지막 회동서 서로 새로운 제안, 당내 의견 듣고 내일 다시 협상”

靑도, 당 원로도 속도전에 우려 표명

“민주당, MB·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 없다” 비판도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김정현 기자] 본회의를 열기로 한 30일,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한 여야 협의가 결국 결렬되면서 본회의는 하루 연기됐다. 청와대를 비롯해 당내·외에서 민주당의 입법 강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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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의장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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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원내대표, 네 번째 회동도 결렬…“새로운 제안 나왔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네 차례에 걸쳐 회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은 끝이 났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마지막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동에서도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에 따라 오늘 예정됐던 본회의는 열리기 어렵게 됐다”며 “마지막 회동에서는 양당이 조금 새로운 제안을 각각 내놨기 때문에 각자 돌아가 당내 의견을 들은 후 내일(31일) 오전 10시에 다시 회동을 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도 “새로운 제안과 관련해 서로 의견을 많이 나눴는데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국회를 원만히 운영하기 위해 우리당 의견을 수렴하고 다시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세 차례 회동에서 윤 원내대표는 야당이 비판하는 언론중재법 내 일부 조항을 보완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개정안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까지 협상이 이어지면서 이날 오후 10시 30분 예정됐던 ‘MBC 100분토론’을 통한 양측의 토론도 무산됐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 앞에서 문제점을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TV토론이 불발된 것에 대해 여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입법 강행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금일 MBC ‘100 토론’ 여야 대표 출연 불발은 이준석 대표의 일방적 불참 통보가 아니라 민주당의 일방적 입법 강행 때문이라는 점을 밝힌다”면서 “여야 대표의 출연은 공개토론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자는 취지였으나, 언론재갈법(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민주당의 입법 강행과 독주로 인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3시경 ‘긴급현안보고’를 통해 “언론법 강행 시 TV토론은 불가”라고 발언했으며, 그 약속을 지킨 것이라는 게 허 수석대변인의 설명이다. 또 토론 시간 임박 시점까지 여야 원내대표 회담은 진행되어 토론 참여가 불가했다는 것이다.

靑도, 당 원로도 우려 표명…곤혹스런 민주당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언론중재법과 관련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강행하자는 강경론이 다수였지만, 지도부는 속도 조절에 대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를 비롯해 외부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를 방문해 윤호중 원내대표와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논의를 나눴다.

이 수석은 언론중재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 상황에 대한 청와대 측의 우려를 전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안 자체에 대한 내용보다는 여야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9월 국회 상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후 여당 원로들도 민주당의 속도전에 우려를 표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문희상·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유인태 전 의원 등 당 원로들과 만나 언론중재법과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고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의장을 지내신 정치 원로와 정치계 원로들을 초청해 송 대표가 고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됐다”며 “(원로들이)언론개혁의 필요성이 있고 국민들도 법에 대해 찬성을 하고 있지만, 지혜롭게 처리했으면 좋겠다, 여러 사람들과 손을 함께 잡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공통적으로 하셨다”고 밝혔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재보선에 참패한 날, 그 참패의 원인이 뭔가. 아무리 우리가 주장하는 게 옳고 우리 지지층의 성화에 못 이겨서 하여튼 상임위원장 18개를 다 갖고 (밀어붙인 것)”이라며 “또 조금만 참아서 더 법안 하나 처리하는 게 일주일 늦어지고 한 달 늦어진다고 세상이 뒤집어지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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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국회 본관 로텐더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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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 없다” 비판도

또한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 안팎에서는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2009년 집권당이던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처리할 때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국민적 합의 절차를 선행해야 한다고 비판하더니 지금 묻지마 강행 처리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불통 정치의 상징은 이제 민주당이 됐다”고 지적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민주당의 입법 폭주, 기득권 야합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고, 심상정 의원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의 모습에는 ‘더불어’도 없고, ‘민주’도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 박용진 의원 역시 “언론은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견제, 감시, 비판 기능 등 우리 사회의 선한 기능을 가져야 한다”며 “이런 부분이 위축되는 일이 벌어지게 되면 우리 사회 개혁의 동력이 상실된다”고 우려의 뜻을 재차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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