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미군 철수 중 다수 사망, 세계인들 뇌리에 오래 남을 것"
'바이든, 재선 실패 지미 카터 전철 밟을 가능성'도 제기
29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무장한 탈레반 전사들이 차량을 타고 순찰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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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30일(현지시간) 미군이 아프간 철수를 완료함에 따라 20년 전쟁의 막이 내렸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라는 코끼리가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모기에 졌다고 보도했다.
FT는 특히 아프간 철수를 둘러싸고 테러가 발생해 미군 다수가 숨지는 등 비극적인 장면은 미국이라는 코끼리가 아프간이라는 모기에 꼼짝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세계인들의 뇌리에 기억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FT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미 카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폭탄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 중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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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에 실패한 지미 카터 대통령은 경제 불황이 가장 크지만 1980년 이란 인질 구출 작전에 실패함에 따라 미국인들을 크게 실망시킨 것도 패배의 한 원인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979년 이란에서 발생한 이슬람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슬람 종교 지도자 아야툴라 호메이니가 최고 권력을 장악하는 신정체제가 들어선다.
이후 혁명세력에 의해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장기간 인질로 잡히는 사태가 발생한다.
카터는 인질 석방을 위해 애를 썼으나 실패하자 1980년 인질 구출 작전을 펼친다. 그러나 이 작전은 처참한 실패로 끝난다.
결국 그는 이해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 패해 재선에 실패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들어 카터와 자주 비교된다. 같은 민주당 출신이고, 둘 다 이슬람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는 전쟁에서 더 이상 미군을 희생시킬 필요가 없다"며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를 선언했다. 그러나 철군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지난 26일 카불 인근 공항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해 미군 13명이 숨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테러로 숨진 13명의 미군 유해 귀환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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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난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대통령에게 귀결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지미 카터와 바이든 대통령을 비교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1980년 이란 인질 구출 작전 실패가 카터 행정부에 조종을 울렸듯 아프간 철수가 바이든 정부에 조종을 울릴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것은 있다. 카터 대통령의 중동 정책 실패는 선거를 바로 앞두고 나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도 대통령 임기를 3년 남겨두고 있다는 점이다. 만회할 시간은 충분하다.
경제를 드라마틱하게(극적으로) 살린다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실제 그런 경우도 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3년 베이루트에서 241명의 미 해병대원이 죽임을 당한 테러 사건으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선거가 불과 1년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해 미국 경제는 매우 좋았다. 레이건은 경제 활황 덕분에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철군 과정에서 미국인들은 자존심에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철군도 매끄럽게 못 하는 미군에 미국인들은 실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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