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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위구르인들 탈레반이 중국으로 넘길까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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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인 약 2000명 아프간서 망명 생활, 집단탈출 모색

뉴스1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월 28일 탈레반의 2인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톈진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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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탈레반이 재집권함에 따라 같은 수니파인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독립운동을 도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순진한’ 생각이라고 영국의 BBC가 30일 보도했다.

오히려 아프간에 살고 있는 위구르족들이 탈레반에 의해 인종청소를 당하거나 중국에 넘겨질 것이 두려워 전전긍긍하며 집단탈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속속 아프간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음에 따라 탈레반은 경제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돈이 나올 곳은 중국밖에 없다.

탈레반은 집권하기 전에 최고위 사절단을 중국에 파견했다. 탈레반이 사절을 파견한 곳은 중국이 유일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탈레반의 서열 2위로 정치 분야에서는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지난달 28일 톈진에서 회담을 갖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이 자리에서 상호 내정간섭을 하지 않으며, 경제협력을 하기로 합의했다.

상호 내정 간섭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것은 중국도 탈레반에 간섭하지 않을 터이니 탈레반도 신장 위구르 독립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을 합의했다는 것이다.

경제협력을 하기로 했다는 것은 중국이 탈레반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대신 아프간 재건 과정에서 중국이 우선권을 갖는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아프간에 사는 위구르인들은 탈레반 집권 이후 문 밖에 나가는 것을 삼가며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자 아프간 북부 도시 마자르이샤리프의 한 집에 소규모 그룹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주의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한두 명씩 조심스럽게 도착했다.

이들은 이 도시 위구르 공동체의 장로들과 유망한 젊은이들로 대화 주제는 단 하나였다. ‘탈출’이었다.

이들은 탈레반이 중국에 자신들을 넘길 수도 있다며 탈출을 논의하며 도움을 줄 사람들을 찾았다. 그러나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은 없었다.

회의 후 한 참석자는 BBC에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우리는 두렵고, 모두 겁에 질려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약 2000명의 위구르인이 살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박해를 피하기 위해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이곳으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신분증에는 '위구르' 또는 '중국 난민'이라고 적혀 있다. 중국이 아프간에 직접 개입할 경우, 이들은 제1차 표적이 될 것이다.

중국이 아프간에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탈레반이 이들을 중국에 넘길 수도 있다.

이미 그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당국에 경제적 도움을 주는 대신 해당국은 자국에 있는 위구르족을 중국에 넘겨주는 일이 다반사였다.

캐나다의 저명한 위구르 인권운동가 메흐메트 토티는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막대한 투자를 한 대신 해당 국가는 중국에 위구르인들을 넘겨주었다"고 말했다.

아프간에 거주하고 있는 위구르족들은 이 같은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근 불안에 떨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카불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은 "탈레반이 집권한 이후 집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탈레반이 우리를 체포해 중국에 넘겨줄까 두렵다"고 말했다.

카불에 사는 또 다른 위구르인은 "우리는 살아있지만 죽은 것과 다름없다.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두렵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인 브래들리 자딘은 "일대일로 주변국은 중국의 도움을 받기 위해 위구르인을 희생시키는 경우가 많았다"며 "탈레반은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기 위해 아프간 위구르인을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예상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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