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주재 중국 부대표, 민간인 학살 책임 추궁 요구도
카불 공항서 미 C-17 수송기에 실리는 치누크 헬기 |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겅솽(耿爽) 유엔 주재 중국 부대표가 미군 등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놓고 "책임의 끝이 아니라 반성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일의 시작임을 관련국은 인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3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아프간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와 해외자산 동결에 대해 비판했다고 환구시보가 보도했다.
또한 "관련국이 아프간에 큰 재난을 일으키고 그냥 가버리면서 책임을 이웃 나라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겅 부대표는 미국에 대한 매서운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미군과 호주군의 민간인 학살을 포함해 외국 군대가 아프간에서 지난 20년간 저지른 행위에 대해 계속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카불 공항 테러 이후 미국의 보복 공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됐다면서 "미국은 아프간 민간인 거주지를 무차별적으로 폭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겅 부대표는 아프간의 테러 세력에 대한 중국의 우려도 재차 표명했다.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이 중국으로 침투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겅 부대표는 "외국 군대의 철수는 아프간의 각종 테러 세력에 권토중래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간은 다시는 테러의 발원지이자 테러 세력의 집결지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반드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탈레반은 모든 테러 조직과 관계를 단절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국제사회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IS, 알카에다, ETIM 등을 단호히 타격해야 하며 이중기준이나 선택적 방법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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