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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토)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韓 작전 ‘성공’ 日은 ‘실패’…日, 아프간서 자위대 철수 방침 ‘자국민 1명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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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유럽, 미국 각국과 한국은 많은 아프간 협력자 대피에 성공” / 미 국방부 “한국 아프간인 대피 지원에 감사”

세계일보

일본, 아프간에 항공자위대 수송기 C-2 파견. 도쿄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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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했다. 자국민 1명 대피 등 초라한 성과로 일본 자위대는 철수하게 됐다.

31일 NHK,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군의 아프간 철수 시한에 따라 자위대를 철수시킬 방침을 굳혔다.

조만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의장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정식으로 결정한 뒤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이 철수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아프간에서의 자국민 등의 대피를 위해 자위대의 C-2 수송기 1대, C-130 수송기 2대, 정부 전용기 1대, 자위대원 300여명을 파견했다. 아프간에서는 일본 대사관, 국제기구인 국제협력기구(JICA) 등에서 근무한 현지 직원, 가족 등 500명이 대피를 희망했다.

그러나 대피 희망자가 공항에 오지 못해 수송은 불발됐다. 일본 외무성은 아프간 현지에 남아 있는 일본인은 “극소수”라고 밝혔다.

그 중 정부가 대피시킨 일본인은 지금까지 '1명'에 불과하다. 27일 파키스탄으로 수송했다. 이외에는 지난 26일 아프간인 14명을 카불 공항에서 파키스탄으로 대피시켰다.

지난 26일 오전 카불 공항 인근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벌어지면서 일본 정부가 마련한 버스편에 탑승해 오려했던 JICA 직원 등 현지인이 발길을 돌리는 일도 있었다.

현재 자위대 수송기, 정부 전용기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대기시킨 상태다. 외무성 직원, 자위대원들도 이슬라마바드에 체류 중이다.

사실상 일본 정부의 대피 전략은 실패한 셈이다. 이에 일본 내에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아사히는 31일자 사설로 일본 정부가 “결과적으로 많은 아프간인을 남겨둔 채 자위대를 철수하게 된 일은 극히 유감이다. 정부는 무겁게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파견 판단이 늦지 않았는지, 공항 이동 지원에 대한 방법 모색은 없었는가. 일련의 경위를 철저히 검증해 향후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문은 “정치 판단이 늦었다는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고도 꼬집었다. 또한 아프간 정권이 붕괴된 이틀 후 “자국민 보호 사명을 가진 일본대사관 일본인 관원 12명 전원이 영국 군기로 출국했다는 (정부의) 판단도 추궁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유럽, 미국 각국과 한국은 많은 아프간 협력자 대피에 성공했다. 대피를 향한 준비 지연이 명암을 나누었다”며 일본 정부의 준비가 늦었던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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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 자녀와 인사하고 있다. 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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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7일 한국 정부의 현지재건 사업에 지원한 아프가니스탄 조력자 및 가족 13명이 추가로 입국했다. 전날 377명에 이어 오늘 13명까지 390명 전원이 입국하게 됐다.

외교부와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어제 수송기에 탑승하지 못한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 13명이 우리군 수송기로 이날 오후 1시13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출발한지 약 18시간만이다. 이들은 우리군이 제공한 C-130J 수송기로 국내에 입국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13명의 조력자와 가족들은 공항 밖 계류장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소에서 검체 채취를 받게 된다. 이어 법무부의 입국심사를 마친 뒤 공항 인근 임시생활시설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확인되면 충북 진천의 생활시설로 이동하게 되고, 이곳에서 14일간의 자가격리기간과 6주간의 생활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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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합참 행크 테일러 소장은 25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미 국방부 유튜브 계정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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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 정부가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에 협력했던 아프간 조력자를 국내에 수용하기로 한데 대해 미 국방부가 감사의 뜻의 전했다.

미국 합참 행크 테일러 소장은 25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우선 우리는 한국의 공수 지원에 기여한데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테일러 소장은 또 지난 24시간 동안 미군 항공기 24대와 연합군 항공기 48대가 아프간에서 약 1만8000명을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테일러 소장은 ‘과거 북한이 탈레반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의 아프간인 대피와 관련해 어떤 조치를 취해지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의 전투사령부(인도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하는 모든 유형의 일을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어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이런 임무는 변함없다”고 부연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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