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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핵심지도부에 美CIA 스파이" 불안한 中, 음모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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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지난 28일 보도한 아프간 탈레반 내부에 미국 중앙정보국 요원이 잠입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의 중문판 기사. [스푸트니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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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가 완료된 31일 중국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탈레반 핵심에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음모론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CIA 음모론’은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28일 유리 즈다노프 국제경찰협회 러시아 지부장의 주장을 중국어로 번역해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즈다노프 지부장은 “러시아에서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탈레반의 몇몇 지도자는 과거 미국의 쿠바 관타나모 감옥에 포로로 수감됐던 인물로 CIA에 포섭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즈다노프의 주장은 중국에서 다섯 가지 이유로 조목조목 보강돼 써우후, QQ 등 인터넷 포털과 SNS를 통해 퍼졌다.

실제로 탈레반의 카불 공격을 지휘한 압둘 카윰 자키르 사령관은 2001년 미군에 포로로 체포됐다.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수감됐다. 2007년 석방됐던 자키르는 아프간에 돌아온 뒤 탈레반 내에서 빠른 속도로 승진해 현재 탈레반 신임 국방장관에 올랐다. 그 밖에 탈레반 내무부장, 정보부 부부장, 통신부장 등이 미군 포로로 체포된 이후 관타나모를 거쳐 석방된 인물이다.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도 미군 감옥에 수감된 뒤 2018년 석방됐다. 미군은 관타나모에서 200명의 탈레반 핵심 인물을 석방했다.

심지어 중국 SNS는 미국과 탈레반 사이의 비밀 정보 공유가 있었음은 카불 공항 공격을 통해서도 밝혀졌다면서, 비행장 밖의 탈레반 특수부대는 미군을 감시하는 것이 아닌 외곽 경계 근무를 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어디까지 SNS에 떠다니는 음모론에 불과하다. 중국에선 탈레반 정권 등장이 신장(新疆) 위구르 지역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다가 급기야 미국이 뭔가 꾸미고 있다는 음모론을 자극하고 있는 모양새다. 탈레반 정권과 신장의 이슬람 극단주의 연계 가능성이 음모론의 토양이라는 얘기다.

한편 중국 외교당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 등 서방국가와 협력을 거부했다. 30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왕원빈(汪文斌) 대변인은 프랑스가 주장한 카불 도심 내 안전지대 설치 제안에 대해서도 “국제사회는 아프간의 주권과 독립, 영토 보존과 인민의 바램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적 발언만 거듭했다.

베이징=신경진특파원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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