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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서 무슨 일 벌어지고 있나…새 정부 앞두고 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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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발표 없이 SNS·각 세력 전언 인용한 외신 보도 이어져

내부 권력 다툼 시 하카니 네트워크 등 강경파 지분 크기 최대 '관건'

뉴스1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사진)(를 중심으로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정부 구성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군이 완전 철수한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새 정부 발표는 '감감무소식''이다. © 뉴스1 자료 사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이슬람 무장 정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사실상 장악한 지 3주가 지나도록 새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인도와 러시아 등 인근 국가 언론이 탈레반 내부 인사를 인용해 새 정부 구상 관련 서로 다른 전언을 내놓으면서 권력 분배를 두고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6일 인도 힌두스탄타임스는 강경파 하카니 네트워크 측과 상대적으로 유연한 인물로 분류되는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 간 무력 충돌이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탈레반 대변인이 저항 세력 거점 판지시르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발표하고, 저항 세력 측 대변인들을 사살했다는 보도까지 전해지면서 협상파보다는 강경파가 득세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불 점령 3주 지나도록 정부 구성 못해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아슈라프 가니 정부 붕괴와 함께 수도 카불에 무혈 입성했다.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이 현실화하면서 미군과 유럽군은 자국민 대피와 철수를 서둘렀고, 철군이 완료되는 즉시 탈레반 새 정부가 들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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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대표단이 지난 7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 참석하던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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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지난달 21일 2인자이자 정치 국장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카불에 입성해 정부 구성 논의를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마지막 서방 군대인 미군이 떠나고 일주일이 되도록 새 정부 발표는 '감감무소식'이다.

앞서 인도 ANI·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지난달 24일 탈레반 이너서클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대통령과 에미리트(emirate·토후) 외 12인회로 구성된 통치 모델이 합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2001년 들어선 미 군정 과도기 대통령을 지낸 하미드 카르자이와 직전 정부 내무장관 출신 하니프 아트마르, 바라다르와 하카니네트워크 지도자가 참여하는 '포용정부' 구상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며칠 뒤 미국 CNN은 카르자이 전 대통령이 자택 구금됐다고 보도, 혼란이 가중됐다.

다만 바라다르는 전일(4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도 "포용적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에서,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일련의 상황은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이 질서 있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판지시르 함락 과정서 하카니·바라다르 충돌"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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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의 판지시르에서 반 탈레반 저항군이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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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날 힌두스탄타임스는 저항 세력 거점 판지시르 계곡 전투 과정에서 바라다르 파벌과 탈레반내 최고 강경파 하카니 네트워크 간에 내분이 심화해 총격전이 발생, 바라다르가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직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판지시르가 완전히 정복됐다"고 밝혔는데, 이런 발표가 나올 때마다 반박하던 저항 세력의 반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아프간 현지 톨로뉴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저항 세력의 발표를 도맡아온 언론인 출신 파힘 다쉬티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 대변인이 전일 판지시르 전투에서 사살됐다고 전했다. 저항 세력이 합의 의사를 밝혔는데, 상황이 좀더 과격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아흐마드 마수드 NRF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탈레반과의) 전투를 중단하고 협상을 계속하자는 합의가 종교지도자들 간에 이뤄졌다"며 "영구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탈레반도 판지시르와 안다랍에 대한 공격과 군사적 움직임을 중단한다면 전쟁을 멈출 준비가 돼 있다" 밝힌 바 있다.

탈레반은 지난달 31일 판지시르 계곡을 향해 진격하면서도 저항 세력과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는데, 이 같은 급진적 상황 전개를 두고 탈레반 내부 권력 배분 논의에서 강경파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분이 그만큼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바라다르는 탈레반 내에서는 '서방과도 협상이 가능한' 비교적 유연한 인물로 분류돼왔다.

◇"내부 권력 배분 탓에 정부 수립 지연"

결국 탈레반 정부 수립이 지연되는 건 내부 권력 배분 탓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바라다르를 필두로 한 탈레반 새 정부에서 급진 세력이 얼마 만큼의 지분을 차지할 지가 애초부터 관건이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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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2인자이자 정치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2019년 5월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나타난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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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파이즈 잘란드 카불대 교수는 스페인 엘파이스지 이슬라마바드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 정부 내각은 탈레반 운동 내부 멤버들로만 구성된 각료를 조직할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인 지배 구조는 중앙집권적 정부가 아닌, "각각의 분파가 각 주를 하나씩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잘란드 교수는 "공화정의 대통령 같은 개념은 두지 않고, 탈레반 내 지도자들이 각 주를 하나씩 맡아서 높은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라다르의 직함은 '총리(prime minister)'가 아니라, 25명 각료들의 'rasul waziran(메신저)'가 될 것이라고도 관측했다.

다만 그는 "아프간 주는 34개인데, 모든 분파를 만족시키려면 80개의 관할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모든 건 탈레반의 공식 발표가 나와야 분명해지겠지만, 내부 권력 다툼이 장기화할 경우 아프간의 혼란은 더욱 가중할 전망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 내에서는 탈레반이 아직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게릴라 부대에 머물러 있는 현재 상태에서 나아가 확실히 정권을 잡고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 의장은 지난 주말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어도 내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사실상 (국제 테러단체인) 알카에다 재건이나 이슬람국가(IS)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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