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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독] “5~6명이 피멍 들게 때려”...민노총, 파리바게뜨 트럭 막고 한밤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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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화물연대가 ‘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의 배상 요구 철회’를 주장하며 전국 파리바게뜨 매장에 대한 빵과 재료 운송을 중단한 가운데, 노조원을 대신해 빵을 운송하던 화물차 기사가 도로에서 노조원들로부터 집단 린치를 당하는 사태가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화물차 운전기사 A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15일 경기 평택 SPC 물류센터에서 샌드위치를 싣고 충북 청원군 파리바게뜨 물류센터로 가던 A씨의 화물차를, 오후 9시30분쯤 세종시 부강면 4차선 국도에서 민노총 조합원 100여명이 막아섰다. 노조원들은 A씨가 앞을 보지 못하도록 화물차 앞유리를 골판지로 덮었다. A씨는 차창을 내리고 “앞이 안보이니 골판지를 떼어달라”고 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조선일보

15일 밤 세종시 한 도로에서 파리바게뜨 빵을 운송했다는 이유로 민노총 시위대에게 폭행당한 화물기사 A씨의 양쪽 눈 주위에 피멍이 든 모습. 16일 촬영됐다. /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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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도로에서 차가 멈춰선 상태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던 중 A씨 수동 변속기 화물차의 바퀴가 앞으로 굴렀다. 그러자 민노총 조합원들이 A씨를 끌어내렸고, 집단 폭행을 시작했다. 주먹이 A씨 얼굴과 등, 가슴으로 사정없이 날아들었다. A씨는 “정확히 보지 못했지만, 대여섯명으로부터 3~4분간 정신없이 맞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가 조선닷컴에 제공한 사진 속 A씨 얼굴에는 눈 양쪽 모두에 피멍이 들어 있었다. 일부가 A씨를 폭행하는 사이 다른 조합원들은 A씨 화물차 내부에 날계란을 집어던졌고, 화물차 키까지 훔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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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밤 세종시 한 도로에서 파리바게뜨 빵을 운송했다는 이유로 민노총 시위대에게 테러를 당한 A씨의 화물차 내부. 계기판이 날계란으로 얼룩져 있다. /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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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이 끝나고 A씨는 “차를 뺄 테니 키라도 돌려달라”고 사정한 끝에 겨우 키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현장에서 벗어난 A씨는 경찰에 곧장 신고했다.

세종경찰서 관계자는 “폭행 신고를 접수했고, 절차에 따라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본부는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중이며, 확인이 끝나는대로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했다.

민노총 화물연대는 15일 0시부터 전국 파리바게뜨 매장을 상대로 한 운송 거부 파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 이달초 시작된 파업에서 노조 측이 수세에 몰리자, 민노총 지도부가 전국적인 연대 파업을 결정했다. 민노총 지도부에서는 ‘이번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지회 및 조합원들은 추후 총파업시 협조하지 않겠다’는 경고까지 내려보냈다.

사태의 발단인 광주광역시 파업은 SPC가 민노총 화물연대 요구에 따라 화물차 2대를 추가투입했음에도, 민노총이 한국노총보다 더 나은 노선을 배정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파리바게뜨 점주들이 파업에 따른 손해 배상을 요구하자, 민노총은 ‘손해배상 요구를 거둬들이면 파업을 풀겠다’고 했지만, 광주·전남일대 점주 등은 “불법 파업으로 입은 피해가 크다. 반드시 책임을 물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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