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경찰청이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밤낮없는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내부에서 음주 비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주행 교통사고(PG)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제주서부경찰서는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 운전 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서부경찰서 소속 모 파출소에 근무 중인 A 경사를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A 경사는 지난 28일 오후 8시 30분께 제주시 도평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신호 대기 중이던 앞 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A 경사가 추돌한 피해 차는 또다시 앞에 정차해 있던 차를 들이받아 2중 추돌 사고가 났다.

적발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08%를 넘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피해 차량 탑승자 중에는 아동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이른 시일 내 A 경사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제주서부서 소속 모 지구대에 근무 중인 B 순경은 지난 27일 오후 서귀포시에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음주 단속 중인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B 순경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 미만으로 측정돼 훈방 조처됐지만, 이틀 연속 현직 경찰이 술을 마시고 운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직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경찰청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앞서 지난 8월 6일 오후 11시 2분께 제주경찰청 소속 C 경위가 제주시 이도2동에서 술에 취해 차를 몰고 후진하던 중 주차된 차를 들이받기도 하는 등 경찰관의 음주운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C 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를 넘었다.

C 경위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최소 2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7월 중순부터 밤낮없는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벌이면서 '단 한잔이라도 술을 마시면 절대 운전대를 잡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경찰 헬기까지 띄워 주요 도로를 정찰하고 교통법규 위반차량에 대한 경고 방송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인상 제주경찰청 차장은 이날 도내 지구대장·파출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회의를 주재해 경찰 내부의 음주운전 비위에 대해 질책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각종 범죄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제주지역 경찰관은 모두 48명으로 집계됐다.

계급별로는 총경이 1명, 경감 8명, 경위 14명, 경사 18명, 경장 4명, 순경 3명 등이다.

유형을 보면 직무태만이 1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품위손상 9건, 음주운전과 성 비위가 각각 5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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