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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곽상도 이어 윤석열까지···이리저리 튀는 ‘대장동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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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중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꿈과 혁신 4.0 밀톡, 예비역 병장들이 말하고 윤석열이 듣는다’에서 참석자 발언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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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대여 공세 기회로 삼으려했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오히려 국민의힘 내부를 휘젓고 있다. 곽상도 의원 아들 ‘50억 퇴직금’ 논란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버지가 대장동 의혹 특혜 회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누나에게 집을 팔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윤 전 총장은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밝히며 뇌물성 거래 의혹을 보도한 매체를 형사고발했다. 하지만 여당은 물론, 당내 경쟁주자들도 윤 전 총장을 압박하면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이라고 비판했고, 유승민 전 의원 캠프도 윤 전 총장을 향해 “카르텔의 동조자”가 아니냐는 의혹을 내놨다.

대장동 의혹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해온 윤 전 총장이 29일 역으로 화천대유와의 연루 의혹으로 집중 공격을 받았다. 전날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는 윤 전 총장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2019년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의 누나이자 관계사인 천화동인 3호 이사 김명옥씨에게 서울 연희동의 단독 주택을 팔았다고 보도했다. 열린공감TV는 주택 거래를 두고 윤 전 총장에 대한 뇌물 의혹과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제기했다.

윤 전 총장은 주택 매수자가 누구인지 몰랐고,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공지문을 통해 “윤 명예교수의 건강 문제로 부동산중개업소에 평당(3.3㎡) 2000만원에 (집을) 내놨고, 중개업자가 데려온 사람의 개인 신상을 모르고 계약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도 이날 기자들에게 아버지가 다쳐서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집을 내놓은 것이고 가격도 시세보다 싸게 팔았다고 설명하며 “사간 사람이 누군지 어떻게 알겠나”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주택 매매 계약서와 중개 수수료 지급 영수증을 공개했다. 캠프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전혀 없고, 매매대금 19억원만 받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정천수 대표이사 등 열린공감TV 관계자 4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여권은 김명옥씨가 윤 전 총장 부친의 집을 산 것은 우연이 아니며, 뇌물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기 불과 40일여 전이었다”며 “보험일까요? 아니면 뇌물일까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만, 고약한 냄새는 풍긴다”고 적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주의 기운이 모여야 우연찮게 가능한 일”이라고 비유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 정진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거래가 우연히 일어날 확률은 서울의 주택 숫자만 계산해도 300만분의 1”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김만배씨와 윤 전 총장이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SNS에 “김만배 기자는 20년 넘게 법조만을 출입한 기자다. 윤석열 후보도 검사 시절 기자들과 농도 짙은 관계를 유지했다. 김만배를 몰랐을 리 없다”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만배씨를 알고는 있지만 “개인적 친분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당내 대선 주자들도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두 차례 SNS에 글을 적어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첫 번째 글에서 해당 주택 거래를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의 일치 같은 사건”이라고 비유했다. 두번째 글에선 “장모 사기사건에 부인 주가 조작사건, 본인 고발사주 의혹사건에 부친 대장동 주범과의 수상한 부동산거래 등 과연 비리 의혹의 끝은 어디까지냐”고 적었다. 두번째 글은 이후 삭제했다. 홍 의원은 이날 경북 상주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참 기이하다. 배경도 있지 않겠나”라며 “우리 당 누구라도 걸려들면 용서하지 않는다. (대장동 의혹 관련자들은) 서민 피빨아먹는 거머리떼”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수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우연의 일치가 왜 하필 김만배와 윤석열 후보 사이에서 일어났느냐”고 했다.

박순봉·박광연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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