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체, 은행권과 협의 중
"최고금리 인하·금리 상승기, 저신용대출 유지 숨통"
(자료=금감원)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이르면 이달 중으로 ‘우수 대부업체’ 가 은행에서 사상 처음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대부업체가 금리인상 추세 속에서 기존보다 싸게 자금을 빌리면서 마진 압박 속에서도 저신용 대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신용자 개인신용대출을 많이 하는 등 요건을 갖춘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체들이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빌리기 위한 협의를 복수의 은행과 진행 중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주요 시중은행들과 자금 차입을 논의하고 있다”며 “은행 본부 여신 심사부에서 결재 논의가 진행되는 곳도 있어 이달 중으로 계약 체결이 이뤄지는 곳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간 은행들은 평판 리스크 등을 감안해 대부업체에 내규상 무조건 대출을 금지하거나 별도 절차를 둬 사실상 취급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합리화에 발맞춰 관련 내규와 절차를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에 대해선 완화했다.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는 저신용자 개인신용대출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대출잔액 대비 비중이 70%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한 업체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리드코프, 태강대부, 에이원대부캐피탈, 바로크레디트대부 등 대형 대부업체가 대부분이다.
A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수 대부업체 4개를 대상으로 심사 중”이라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 역시 “여러 곳에서 관련 문의가 들어와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는 그간 저축은행과 캐피탈에서 고금리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은행에서 자금을 차입하면 2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릴 때보다 평균 2%포인트 가량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10위권 대부업체는 평균 조달금리가 6% 초반이며 상위 5개사의 경우 4%대 후반에서 5%대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은행 차입 규모는 백억원대에서 수백억원대를 예상한다”며 “대부업체는 은행과의 첫 거래로 한도보다는 거래 관계를 맺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후속조치로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체에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되면서 마진 압박에 몰린 대부업체가 저신용자 대출을 줄여 서민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부업 이용자 수는 138만9000명으로 지난해 6월 말보다 18만6000명(11.8%) 감소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형 대부업체가 대출 심사를 강화했거나 신규 영업을 중단한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피해자와 사법기관으로부터 의뢰받은 총 5160건의 불법사채(미등록 대부업)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불법사채의 연환산 평균이자율은 401%로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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