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3000원(5%) 하락한 5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6일 증시에 처음 입성한 후 최저가다. 전날 시세가 상승하며 6만원 선을 사수했지만, 이날 다시 하락 폭이 거세지며 5만7000원대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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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카카오뱅크 하락은 카카오뱅크가 일부 신용대출을 중단하며 대출 조절에 들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거세지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연말까지 중·저신용대출을 제외한 고신용 신용대출 및 직장인 사잇돌대출, 일반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신규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한 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을 비롯한 일부 대출 상품의 신규 신청을 추가로 막기로 하자 투심이 악화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들어서만 16.66% 급락했다. 지난달 30일 6만84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10월에 접어들면서 5거래일 중 4거래일 하락하며 주가만 1만1400원 내렸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6만9800원(종가 기준)으로 같은달 19일 9만2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8만원대에서 횡보하다가 지난달 들어 7만원에서 6만원 후반대까지 하락한 후 이달 들어 5만원대까지 밀렸다.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은 최근 연이어 카카오뱅크에 악재가 잇따른 영향이다. 지난 5일에는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정식 출범하자 카카오뱅크가 경쟁 심화 우려에 하락하며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조9955억원이나 줄었다. 이는 지난달 2일 우정사업본부의 1조원 규모 지분 블록딜 소식이 알려진 이후 1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카카오뱅크는 공매도 폭탄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 3000이 무너진 이번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5~6일 기준으로 1조2000억원 넘는 규모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진 가운데 카카오뱅크에 대한 공매도 거래 대금은 495억원으로, 삼성전자(1332억원)·셀트리온(569억원)·크래프톤(544억원) 다음으로 컸다.
카카오뱅크 폭락에 개인 투자자들의 속앓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내리자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카카오뱅크를 다섯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은 카카오뱅크를 총 1141억6800만원어치 쓸어 담았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 주가 추락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현 주가가 적정주가에 다다랐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SK증권은 최근 카카오뱅크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문제는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라며 “카카오뱅크의 적정 가치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도 경쟁사와 밸류에이션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차별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연말쯤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퍼져 있었는데 생각보다 조정이 빨리 온 모습”이라며 “카카오뱅크 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카카오뱅크가 내세운 ‘인터넷’과 ‘은행업’ 중 은행업과 관련된 한계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뱅크가 상장할 당시에도 증권가에서는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앞으로 ‘인터넷’보다 ‘은행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이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非)이자이익은 미미한 상황인 탓이다.
기본적으로 은행업은 경기에 민감하고 정부 규제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카카오뱅크도 은행인 만큼 규제 리스크(위험)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 불거진 대출 조이기에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이 영향을 받는 모습이나 지난 5월 말 금융위원회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대출 확대를 요청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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