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정국' 장기화 위험요인…"2012년 내부 분열 되풀이 말아야"
20대·중도층 지지 불안…외연확장 통한 박스권 탈출 시급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결선 투표없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으나 '대권의 꿈'까지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정권교체론이 정권재창출론을 상회하는 여론지형 자체가 이 지사에게 불리한데다, 정국의 최대 이슈가 된 대장동 의혹의 향방과 이에 따른 폭발력을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으로는 자신에 대해 '불안한 후보론'을 제기하며 일전을 치른 '명낙 대전'의 상대 이낙연 전 대표측과의 감정적 앙금을 극복하고 '원팀'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20대와 중도층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지를 강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 최대 난관은 대장동 의혹
우선 이 지사로서는 한때 측근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으로 수사에 속도가 붙은 대장동 의혹이 가장 큰 리스크다.
이 지사는 관리자로서의 정치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별개로 '유동규 측근설'을 부인하면서 비리 의혹에는 방어막을 치고 있지만, 검찰이 유 전 본부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하면서 이 지사측은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만에 하나 검찰이 실제 수사 대상을 이 지사로까지 확대할 경우 위기가 닥칠 가능성도 있으며, 나아가 검찰이 기소하는 초유의 상황이 온다면 당내에서도 후보 자격 시비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이 지사와 직접 연결되지 않더라도, 대장동 의혹은 대선 가도에서 지뢰밭이 될 수 있다. 수사가 다른 측근 그룹으로 확대될 경우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민주당과 이 지사 측이 주장하는 대로 '야권 게이트'로 흐를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대장동 의혹에 따른 정치적 위기가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로 이어지는 것도 이 지사로서는 기대할 수 있다.
경선 과정에서의 상처를 잘 봉합하고 '원 팀'을 만드는 것도 이 지사의 큰 숙제 중 하나다. 특히 이 지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당시 득표율인 57%를 한참 밑도는 50.29%의 누적 득표율로 턱걸이 과반을 달성했다.
더욱이 도덕성 검증에 주력했던 이낙연 전 대표측이 경선 막판까지 대장동 의혹을 집중 거론하면서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이 지사의 구속 가능성까지 거론하는가 하면 경선 결과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불복 시비까지 불러온 상태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1천명을 대상으로 내년 대선 전망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야당 후보 당선을 바란다는 응답이 52%, 여당 후보 당선을 바란다는 응답(35%)을 상회했다.
이번 대선은 진보 대 보수가 전당적으로 사실상 1대 1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민주 진영이 하나로 결집하지 못할 경우 이 지사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지사측이 이른바 '용광로 선대위'를 계속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012년 대선 때의 분열상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손학규 정세균 김두관 후보 등이 모바일투표 방식을 문제삼아 경선 보이콧을 선언할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이후 후보들이 복귀하면서 경선이 재개됐지만 이후에도 비문(비문재인) 진영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결합하지 않는 등 계파 간 갈등은 좀처럼 봉합되지 못했다.
또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음에도 정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재인 당시 후보의 선거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것은 물론 대선 당일 미국으로 떠나는 등 '화학적 결합'은 이루지 못했다.
◇ '형수욕설' 논란에 포퓰리즘 이미지…'박스권 지지율' 탈출 발목
세대·계층별로 지지세를 고르게 강화하는 것도 이 지사의 과제다.
특히 '형수 욕설' 논란이나 '여배우 스캔들' 의혹, 경선 과정에서 나왔던 '바지 발언' 등의 이유로 이 지사는 20대 여성에게 특히 저조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합쳐도 지지세가 높지 않다.
한국갤럽의 지난 5∼7일 조사에서 이 지사의 20대 지지율은 16%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 받는 지지율과 똑같았다.
지역적으로 보면 서울에서의 지지율을 높이는 것도 이 지사 과제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서울에서 이 지사의 지지세는 경기, 인천보다는 상대적으로 낮다.
중도층 문제도 결부돼 있다.
'사이다 본능'으로 불리는 과감한 발언과 정책이 지지층에게는 열광을 불러일으키지만 이는 포퓰리즘 프레임에 갇힐 우려도 있다.
또 '선명성'을 강조하는 행보는 중도 공략으로 대변되는 외연 확대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이 지사의 지지율이 30% 전후의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와 관련돼 있다. 본선 진출과 함께 박스권 탈출이 1차 과제인 셈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중도·여성층 등은 야권에도 마음을 주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성과'를 보여주며 정책에서 우위를 보인다면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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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론이 정권재창출론을 상회하는 여론지형 자체가 이 지사에게 불리한데다, 정국의 최대 이슈가 된 대장동 의혹의 향방과 이에 따른 폭발력을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으로는 자신에 대해 '불안한 후보론'을 제기하며 일전을 치른 '명낙 대전'의 상대 이낙연 전 대표측과의 감정적 앙금을 극복하고 '원팀'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20대와 중도층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지를 강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지지자들 향해 인사하는 이재명 |
◇ 최대 난관은 대장동 의혹
우선 이 지사로서는 한때 측근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으로 수사에 속도가 붙은 대장동 의혹이 가장 큰 리스크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의 이익환수'라며 치적으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사업에 참여한 민간 업체들이 막대한 이익을 가져가고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야당 등으로부터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비리'라는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이 지사는 관리자로서의 정치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별개로 '유동규 측근설'을 부인하면서 비리 의혹에는 방어막을 치고 있지만, 검찰이 유 전 본부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하면서 이 지사측은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만에 하나 검찰이 실제 수사 대상을 이 지사로까지 확대할 경우 위기가 닥칠 가능성도 있으며, 나아가 검찰이 기소하는 초유의 상황이 온다면 당내에서도 후보 자격 시비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이 지사와 직접 연결되지 않더라도, 대장동 의혹은 대선 가도에서 지뢰밭이 될 수 있다. 수사가 다른 측근 그룹으로 확대될 경우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의 수사를 넘겨도 야당에서는 특검의 재수사를 주장할 가능성이 커 대선 때까지 불씨는 계속될 공산이 적지 않다.
반면 민주당과 이 지사 측이 주장하는 대로 '야권 게이트'로 흐를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대장동 의혹에 따른 정치적 위기가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로 이어지는 것도 이 지사로서는 기대할 수 있다.
외교부 국정감사장에 등장한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 요구 |
◇ '턱걸이 과반' 경선 후유증 치유될까…"2012년 경험 반면교사 삼아야"
경선 과정에서의 상처를 잘 봉합하고 '원 팀'을 만드는 것도 이 지사의 큰 숙제 중 하나다. 특히 이 지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당시 득표율인 57%를 한참 밑도는 50.29%의 누적 득표율로 턱걸이 과반을 달성했다.
더욱이 도덕성 검증에 주력했던 이낙연 전 대표측이 경선 막판까지 대장동 의혹을 집중 거론하면서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이 지사의 구속 가능성까지 거론하는가 하면 경선 결과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불복 시비까지 불러온 상태다.
이 지사가 양자 가상 대결에서는 국민의힘 양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및 홍준표 의원을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왔으나 기본 여론 지형은 여당에 불리하다는 것도 불안한 요인이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1천명을 대상으로 내년 대선 전망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야당 후보 당선을 바란다는 응답이 52%, 여당 후보 당선을 바란다는 응답(35%)을 상회했다.
이번 대선은 진보 대 보수가 전당적으로 사실상 1대 1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민주 진영이 하나로 결집하지 못할 경우 이 지사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지사측이 이른바 '용광로 선대위'를 계속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012년 대선 때의 분열상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손학규 정세균 김두관 후보 등이 모바일투표 방식을 문제삼아 경선 보이콧을 선언할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이후 후보들이 복귀하면서 경선이 재개됐지만 이후에도 비문(비문재인) 진영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결합하지 않는 등 계파 간 갈등은 좀처럼 봉합되지 못했다.
또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음에도 정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재인 당시 후보의 선거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것은 물론 대선 당일 미국으로 떠나는 등 '화학적 결합'은 이루지 못했다.
◇ '형수욕설' 논란에 포퓰리즘 이미지…'박스권 지지율' 탈출 발목
세대·계층별로 지지세를 고르게 강화하는 것도 이 지사의 과제다.
특히 '형수 욕설' 논란이나 '여배우 스캔들' 의혹, 경선 과정에서 나왔던 '바지 발언' 등의 이유로 이 지사는 20대 여성에게 특히 저조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합쳐도 지지세가 높지 않다.
한국갤럽의 지난 5∼7일 조사에서 이 지사의 20대 지지율은 16%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 받는 지지율과 똑같았다.
지역적으로 보면 서울에서의 지지율을 높이는 것도 이 지사 과제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서울에서 이 지사의 지지세는 경기, 인천보다는 상대적으로 낮다.
중도층 문제도 결부돼 있다.
'사이다 본능'으로 불리는 과감한 발언과 정책이 지지층에게는 열광을 불러일으키지만 이는 포퓰리즘 프레임에 갇힐 우려도 있다.
또 '선명성'을 강조하는 행보는 중도 공략으로 대변되는 외연 확대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이 지사의 지지율이 30% 전후의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와 관련돼 있다. 본선 진출과 함께 박스권 탈출이 1차 과제인 셈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중도·여성층 등은 야권에도 마음을 주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성과'를 보여주며 정책에서 우위를 보인다면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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