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 참석하며 지지자와 함께 포스터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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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앞에 놓인 과제는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난제들이다. ‘발등의 불’인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은 대선 본선에서 인화력이 가장 크다. 이 지사의 상징 공약인 기본소득 등 기본시리즈 공약에 대한 포퓰리즘 논란도 중도층 확장의 걸림돌로 평가된다. 경선 휴우증 해소를 위한 ‘원팀 구성’, 호·불호가 엇갈리는 ‘사이다 언행’,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도 이 지사가 넘어야 할 산이다.
①대장동 의혹
본선에 오른 이 지사에게 가장 큰 난관은 대장동 의혹이다. 2014년 성남시장 때 추진했던 민관 합동 개발사업에서 관련자들이 막대한 이득을 본 사업이다. 야당 공세에 이어 검·경 수사가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고 이 지사의 ‘옛 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까지 구속됐다. 수사 상황에 따라 이 지사 본인이 입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지사는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환수 사업”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드러날 때마다 대선 정국이 출렁이고, 정책·공약 대결은 대장동 이슈에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갈 수 있다. 정치권이 대선 승패를 가를 사건으로 보는 이유다.
문제는 유권자들의 시선이다. 경향신문·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지사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50.6%로, ‘국민의힘 책임이 더 크다’(31.0%)보다 많았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지사(28.30%)가 이낙연 전 대표(62.37%)에 큰 표 차이로 밀린 것을 두고 대장동 의혹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10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수사와 야당 공세가 계속될수록 ‘부패한 수구세력을 찍을 것이냐’는 항변은 온전히 호소력을 갖기 힘들 수 있다”며 “정면돌파하되 더 진정성 있게 설명하고 대안 제시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②민주당 원팀 구성
경선 이후 당내 원팀 구성도 시급한 현안이다. 대장동 의혹 등을 놓고 경선 막판까지 치열한 ‘명·낙대전’을 벌인 휴우증이 적지 않다. 이낙연 전 대표 측 지지자 일부는 경선 불복과 후보교체론 등을 주장한다.
이 지사로선 이 전 대표 측의 불만과 상처를 봉합하는 일이 당장의 과제로 대두됐다. 과반 압승으로 본선에 직행했지만 원팀을 이루지 못하면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선 과정의 감정싸움이 계속되고 대장동 의혹 등 이 지사를 둘러싼 상황이 변화할 경우를 대비해 최대한 단기간에 원팀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후보 본인뿐 아니라 캠프 내에 우원식 의원 등 중진들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③기본시리즈 포퓰리즘 논란
대표 정책인 기본시리즈 공약은 기회이자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이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기본소득, 기본금융, 기본주택 등 기본정책 시리즈를 공약으로 발표하며 자신만의 정책 차별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비현실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란 지적도 강하다. 특히 기본소득과 관련해 ‘1인당 한 달에 8만원씩 지급’을 위해 필요한 60조원의 재원을 탄소세나 세수인상분 등으로 충당하겠다는 공약을 놓고선 미래 세수를 고려치 않은 방안이라는 비판이 있다. 코로나19 시대인 만큼 피해를 입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복지를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때문에 이 지사가 본선에서는 기본시리즈 공약에 대한 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④‘사이다 언행’의 명암
이 지사의 ‘사이다 언행’은 이재명식 정치를 상징한다. 성남 모란시장 개고기 거래시장 폐쇄, 경기도 불법시설물 계곡 정비, 코로나19 확산 초기 신천지 본부 직접 조사 등 사이다 행보로 불리는 업적들은 그의 실행력을 말해준다.
반면 사이다 언행의 그늘도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형수 욕설’ 사건으로 대표되는 막말 논란은 그가 넘어야 할 과오로 지적된다. 젊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재명이 무섭다”는 여론이 꽤 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본선 시작 사흘 동안 이 지사가 말한 (형수) 쌍욕을 틀면 그냥 선거가 끝난다”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본선에서는 시원시원한 그의 언변과 실행력에 더해 중도층이 요구하는 신중함과 품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⑤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여당 대선 후보의 운명이자 제1 과제는 현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이다. 이 지사 입장에서도 정권교체 여론이 국민의 절반인 상황에서 중도층 확장을 위해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는 불가피하다는 당내 의견들을 듣고 있다. 특히 ‘내로남불’ 비판을 받는 현 정부의 불공정 문제를 바로잡을 정책·공약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부동산 정책이다. 이 지사는 경선에서 250만 주택 공급 공약을 발표했지만 재원 마련 방안 등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조국 사태’ 등 중도층이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사안들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 사안이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본선은 중도층 확장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부동산 등 민생 문제들에 대해 지금 정부와는 다르게 보고 대안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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