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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대출난민 몰린 토스뱅크, 오픈 1주 만에 대출 중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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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1일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의 모습. 조만간 대출을 중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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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세 번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한 토스뱅크가 조만간 대출을 중단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11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 8일 신용대출 잔액은 약 3000억원이었다. 금융당국이 올해 말까지 요구한 신용대출 총액 한도(5000억원)의 약 60%를 소진했다. 금융권에선 기존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대출 난민’이 토스뱅크로 몰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는 최저 대출금리 연 2.7%, 마이너스통장 한도 1억5000만원을 내세운다.

다른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규제로 가계대출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말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연 3.13~4.21%(개인 신용등급 1등급, 1년 만기 기준)였다.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는 대부분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전·월세 보증금 대출과 고신용자에 대한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각 은행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로 억제하라고 권고했다.

토스뱅크는 고신용자와 비교해 대출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의 대출 비중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이런 대출이자 수익을 바탕으로 다른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예금상품을 팔아 ‘몸집’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높은 게 문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델(CSS)을 활용한다는 게 토스뱅크의 계획이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영업 개시 이후 대출의 25%가량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개인 신용점수 820점 이하 중·저신용자였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 중·저신용자의 대출 비중이 1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상당히 높다.

토스뱅크는 고객들의 사전 신청을 받은 뒤 신청 순서대로 신규 입출금 계좌를 열어주고 있다. 이 계좌가 있어야 대출 신청도 가능하다. 11일까지 신청 인원은 160만 명, 계좌를 만든 고객은 45만 명이었다. 토스뱅크는 신규 고객의 계좌개설 신청 접수를 중단했는데 이번 주 안으로 재개할 방침이다.

토스뱅크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에 대해 실적이나 한도 제한 없이 연 2%의 이자를 주기로 했다. 만일 대출을 중단하면 예금 상품에 들어온 자금을 굴리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익명을 원한 토스뱅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대책을 두고 금융당국과 지속해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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