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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G20 정상들, 2조원 풀어 아프간 지원…탈레반 정권 인정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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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이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날 화상으로 열린 G20 아프간 특별 정상회의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등이 참석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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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아프간 현안 논의를 위해 G20 특별 정상회의가 열렸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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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이번 회의를 주재한 이탈리아의 드라기 총리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G20은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타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G20은 회의 후 공동 성명에서 "아프간의 재난을 막기 위해 인도적 지원이 시급하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주요국은 구체적인 지원 계획도 내놨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아프간과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는 이웃 국가들을 위해 10억 유로(약 1조3791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와 별도로 6억 유로(약 8277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이 혼란으로 빠져들어선 안 된다"며 "전기 공급이나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어서 아프간의 4000만 명이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이는 국제사회의 목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아프간에 올해 총 2억 달러(약 2387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일본 NHK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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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12일 G20 특별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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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에 따르면 아프간은 공공 부문 지출의 75%가량을 해외 원조에 의지해왔으나 탈레반 재집권 후 대부분의 원조가 중단됐다. 경제적 고립은 아프간의 식량난을 가속화해 세계식량계획(WFP)는 현재 아프간 국민의 93%가 기아 위기에 직면했다고 추정한다.

다만 G20 정상들은 대체적으로 아프간에 지원을 한다고 해서, 탈레반을 정부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란 견해를 보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드라기 총리는 "아프간 지원을 위해선 탈레반과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탈레반을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탈레반이 어떤 정권인지 판단하려면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20은 성명에서 "아프간이 테러리스트들의 피난처가 돼선 안 되고, 여성의 인권과 교육권을 보장하며 아프간을 떠나려는 이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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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인들이 무료로 나눠주는 빵을 받으려고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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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아프간에 대한 원조가 탈레반이 아닌, 독립적인 국제기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G20 지도자들은 독립적인 국제기구를 통해 아프간 국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아프간인들의 기본 인권을 증진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G20은 ISIS-K(호라산)의 위협에 대한 대처를 포함해 지속적인 대테러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아프간을 떠나려는 이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전했다.

반면 이번 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참석한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서방 국가들을 향해 아프간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를 촉구했다. 그간 중국과 러시아는 탈레반에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회의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불참해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대신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올해 G20 정상회의는 오는 30~31일 로마에서 열리며 기후변화, 세계 경제 회복, 코로나19 대유행 등이 주요 논의될 예정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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