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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日기시다, 우편향 행보에 "변절했나"...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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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정권 기반 의식해 아베파 정책 대거 수용
아베, 스가 정권 외교안보 답습
아베, 스가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마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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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의 추계 예대제(가을 제사)에 맞춰 17일 제사용 공물을 보냈다.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으나, 총리가 되기 이전에는 적어도 최근 10년 가까이 공개 행보로는 참배는 물론이고, 공물 봉납도 하지 않았었다. 우파 행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 헌법 9조에 기반을 둔 전수방위(공격을 받았을 때만 방위력 사용)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해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헌법 개정도, 전향적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그가 속한 기시다파(고치카이·굉지회)는 일본 자민당 내에서 평화주의 노선을 견지해 온 전통있는 파벌이다. 이와 달리, 최근 기시다 총리의 '우편향' 행보를 놓고, 일본 내에서 "변절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NHK는 "기시다 총리가 그동안에는(총리가 되기 전에는) 공물을 봉납하지 않았으며, 이번에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대응을 답습한 것"이라는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앞서 지난 12일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서는 아베 내각 때부터 논의가 본격화된 적 기지 공격능력 확보에 대해 "정부는 지금까지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를 정비해왔지만, 한편으로 요격 능력을 향상하는 것만으로 정말로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생활을 지켜낼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적으로부터 공격 움직임이 있을 경우, 공격이 실행되기 직전에 원거리 정밀 타격 수단 등을 통해 적의 기지를 먼저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선제공격이 전수방위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오니, 적기지 공격능력이란 새로운 단어로 바꿔쓴 것이란 시각이 많다.

개헌에 대해서도 헌법 9조 개정(군대 보유 금지 및 교전 불인정)에 대해서도 과거 2017년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었지만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선 "자민당 총재 임기 중에 (헌법 9조가 포함된) 4개 항목에 대해 헌법 개정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해서도 아베·스가 두 정권 못지 않게 강경하다. 기시다 총리 자신이 2015년 외무상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에 서명했던 장본인이라는 점도 있으나,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보다도 1주일이나 늦은 취임 11일 만에 문 대통령과 첫 취임 기념 통화를 하며,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앞서 두 정권의 대한국 정책의 기조를 그대로 답습했다.

이런 행보들이 이달 말 총선을 향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아사히신문은 '평화주의, 명문 파벌 이념의 봉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최근 외교 안보정책 발언들에 대해 "고치카이 정권 부활의 '수단'인가, 아니면 현실주의라는 이름의 '변절'인가"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고치카이의 전 수장이었던 고가 마코토 자민당 의원은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기시다 총리의 개헌 주장에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그 맹우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기시다 정권 탄생을 뒷받침했으나, 계속 그들에게 끌려다닌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베·아소의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 간사장, 아베의 사람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방위 예산 대폭 확대, 경제 안보 강화 등 극우 공약을 주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일명 '아베파'의 일본의 우경화에 과연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 '결국 편승할 수 밖에 없을 것 인지', 아직까지는 후자의 모습만 도드라지고 있다.

한편, 이날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해 참배를 했으며, 아베 전 총리는 한 발 앞선 지난 14일 야스쿠니 신사 방문 일정을 마쳤다. 두 전직 일본 총리는 각각 이번 총선에서 야마구치현과 요코하마 지역구에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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