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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유괴될 뻔한 아이들, 20m 달려 도망치니 범인이 포기" 연구 결과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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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될 위험에 빠진 아이들이 전력을 다해 도망치면 범인의 범행 의욕이 꺾인다는 경찰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2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 수사팀 소속 한정일 경감과 박완규 한국에너지공과대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최근 이런 내용의 논문을 한국범죄심리연구에 게재했습니다.

두 사람은 실종 또는 유괴의 위험성에서 벗어난 어린이의 피해 당시 환경과 도주 거리별 유괴범의 추적 행위 패턴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이들은 아동의 실종과 유괴 예방을 위해 '20m 전력 도주'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1∼4m 거리에서는 범인이 처음의 범행 의욕을 유지하지만, 8m 이후에는 무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10m 이후에는 의욕이 급격하게 저하되기 시작해 20m 지점에서 범행을 완전히 포기하게 된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이 연구는 실제로 유괴 현장에서 탈출한 경험이 있는 아동의 목소리를 이야기 형식으로 탐구한 최초 사례입니다.

김모(7) 군은 집 앞 놀이터에서 혼자 놀던 중 50대 남성이 아이스크림으로 꾀어내 팔목을 잡힌 채로 놀이터를 벗어나게 됐습니다.

이 남성이 모텔 후문에서 성추행을 시도하려 하자, 김 군은 남성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어른들이 모여 있는 임시형 방문학습지 홍보부스를 향해 약 20m 뛰었습니다.

김 군은 면담에서 "아저씨가 계단에 앉아서 밖을 둘러볼 때 막 뛰었다. 아빠가 알려준 방법이었는데, 골목을 나오니 친구들이 많이 하는 학습지 이름이 보이고 아줌마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며 "처음에는 아저씨가 뒤따라오다가 아줌마들 있는 곳으로 내가 가니 멀리서 쳐다만 보고 뒤돌아 가더라"라고 진술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이모(10) 양은 엄마의 퇴근 시간에 맞춰 아파트 입구에 마중을 나갔다가 술에 취한 남성에게 잡혀 아파트 상가 골목으로 끌려갔습니다.

이 양은 "술 취한 아저씨가 불 꺼진 상가로 들어가려 했는데 잠시 팔목을 놓은 사이 무작정 뛰었다"며 "처음에는 잡힐 거로 생각했는데 최선을 다해서 뛰니 (아저씨가) 점점 뒤처졌고 포기하더라. 계속 고함을 치며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실종 수사 담당 경찰관도 이번 연구를 위한 면담에서 '전력 도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아동 납치 살인 사건 621건을 분석한 골든타임 기록을 보면 1시간 이내 44%의 아동이 죽는다. 사후 대응책도 중요하지만, 실생활에서 최선의 탈출법은 인적이 드문 범행 장소에서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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