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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특허 톡] 오징어게임의 지식재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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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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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게임’의 여러 상징을 활용하여 주목을 끌려는 기업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도가 특허나 상표 또는 디자인 침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지 특허사무소로 질문도 쏟아진다. 실제로 법적인 문제까지 가면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해야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은 이렇다.

우선, ‘오징어게임’은 새로운 물건이라거나 물건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아니므로 이를 이용하여 특허나 실용신안을 등록하기는 어렵다. 만약 달고나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 영상이나 말로 설명되었다면 영상물을 공개한 날부터 1년 안에 ‘달고나 제조방법’을 출원할 수는 있지만 그럴 여지는 없어 보였다. 상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미 ‘넷플릭스 스튜디오스, 유한책임회사’는 ‘오징어게임’이라는 표장을 2019년에 ‘TV시리즈 연예오락업’과 ‘콘텐츠 온라인 제공업’을 지정상품으로 출원해서 2020년에 등록받았다. 당시는 드라마가 이렇게 크게 성공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해서 직접 관련되는 서비스업에만 등록을 받은 것이다.

드라마의 돌풍을 확인한 넷플릭스는 9월 30일에 ‘저장매체와 콘텐츠’, ‘문구용품’, ‘패션잡화’, ‘주방용품’, ‘의류’, ‘완구’ 등의 상품과 ‘콘텐츠 온라인 서비스업’을 포함한 355종을 지정상품으로 한 ‘오징어게임’ 상표도 출원하였다. 그렇지만 넷플릭스보다 발 빠르게 9월 27일부터 29일 사이에 출원된 ‘오징어게임’ 상표가 5건이고, 같은 날 출원된 상표도 1건 있었다.

표장과 지정상품이 동일한 선후출원이 있으면 선출원이 등록되므로, 넷플릭스는 10월 13일에 기존에 출원했던 지정상품 모두를 더한 357종을 ‘오징어게임’이라는 특수한 글자체 상표로 출원했다. 어떤 상표가 등록되더라도 앞으로 ‘오징어게임’이란 상표를 사용하려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오징어게임’에 쓰인 분홍색 동그라미, 세모, 네모 모양을 다른 이름에 사용하면 어떨까? 서체는 디자인 등록이 가능하고 디자인도 공개 후 1년 이내에 출원할 수 있다. 다만 ‘오징어게임’에는 분홍색 3개 모양만 제시되어 있는데, 서체 디자인은 ‘한 벌의 글자꼴’을 갖추어야 한다는 요건이 있다. 현재로서는 분홍색 세모, 네모, 동그라미가 등록된 서체디자인이 아니므로, 다른 이름에 이 글자체를 사용해도 디자인권이 문제되지는 않는다.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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