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금융사 2021 3분기 실적] 손태승 비은행 퀀텀점프 노린다…증권사 인수 탄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누적 순익 2.2조 ‘역대 최대’…비이자부문 호조

“M&A 여력 충분…중형증권사 인수 무리 없어”

한국금융신문

▲사 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지주사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대실적을 썼다. 3분기 누적으로는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이 늘어난 데다 비이자이익도 급증한 결과다. 손태승 회장은 호실적과 완전민영화 탄력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적극적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내부등급법 승인 후 생길 여력으로 증권사를 우선순위에 둔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이 전분기(7526억원)보다 3.45% 증가한 778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4802억원) 대비로는 62.13% 늘었다.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실적을 전분기에 이어 재차 갱신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2.7% 늘어난 2조1983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대실적이다.

우리금융은 “지주 전환 이후 지속된 수익기반 확대 전략과 성공적인 건전성 및 비용 관리의 결과”라며 ”3분기 들어 순이자마진(NIM) 개선세는 일시 정체됐으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과 적극적인 대손비용 관리 등으로 3분기 만에 2조원을 초과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양했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신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3분기 누적 6조1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성장과 핵심 저비용성 예금의 증가로 수익구조가 개선되며 5조8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9% 늘어난 수준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담당 전무(CFO)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 말 대비 13.5% 증가한 109조원을 기록해 작년에 이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3분기 말 기준 108조801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3.5% 늘었다. 법인대출이 56조2070억원,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이 52조5940억원으로 각각 17.5%, 9.6%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135조6980억원으로 4.0% 늘었다. 담보대출이 106조4000억원으로 4.7% 불었고 신용대출은 29조2980억원으로 1.6% 확대됐다. 3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61%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비이자이익은 1조91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2% 증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자회사 편입 효과에 더해 기업투자금융(CIB) 역량 강화에 따른 IB 부분 손익과 신탁 관련 수수료 등 핵심 수수료 이익의 증가 등의 영향이라고 우리금융 측은 설명했다. 주요 자회사별 순이익은 우리은행 1조9867억원, 우리카드 1746억원, ▲우리종합금융 665억원 ▲우리자산신탁 327억원 등이다. 지난해 새로 편입한 우리금융캐피탈(1287억원)과 우리금융저축은행(138억원)도 그룹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한국금융신문


자산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0.31%, 연체율은 0.24%로 전년 말 대비 각각 0.11%포인트, 0.03%포인트 하락했다. 우량자산비율과 NPL커버리지비율은 각각 89.2%, 177.5%였다. 이 전무는 “미래 경기 불확실성에 적극 대비해 우량자산 중심의 성장 정책 거듭한 결과”라며 “우량자산비율 89%는 내부 관리 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용 효율성 개선 노력으로 그룹 판매관리비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7.3%포인트 감소한 45.2%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승인 후 적극적인 M&A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6월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변경을 부분 승인받고 최종 승인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 승인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내부등급법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할 때 금융지주나 은행이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표준등급법보다 RWA가 적게 잡히고 보통주자본비율(CET1)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승인 후 보통주자본비율이 3분기 말 현재 10.1%에서 11.4%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무는 “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 자본 규모는 2조원 정도 늘어나고, 위험가중자산 규모는 20조원 정도 추가 흡수가 가능해져 M&A 여력이 커질 것”이라며 “현재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포트폴리오 라인업이 미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와 벤처캐피탈,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M&A 최우선 순위는 증권사다. 이 전무는 “기존 은행과도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날 수 있는 부분은 증권사”라며 “현재 증권사 매물이 품귀 현상이라 시장에 잘 있지는 않지만 나오면 제일 먼저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형 증권사 정도는 무리 없이 인수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 증권사의 경우 위험자산 규모가 30~40조원 정도 되는데, 매물로 나올 경우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만큼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연내 완전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은 실적 개선세와 추가 M&A로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릴 방침이다. 정부는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15.13% 중 최대 10%를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예보 보유지분은 5.13%로 떨어져 민간주주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 8일 마감한 투자의향서(LOI) 접수에는 총 18곳이 몰린 바 있다. 정부는 다음달 중 낙찰자를 선정해 연내 매각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이 전무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4% 이상 지분을 취득한 주주에게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이 부여돼 이사회 구성 및 다양성이 강화되면서 지배구조가 한층 안정적이게 되고 우리금융 주가의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오버행 리스크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잔여지분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우리금융그룹의 기업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