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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스펀지 같은 ‘국민가수’ 고은성의 첫사랑 [다시읽는 국민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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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내일은 국민가수 출연한 고은성/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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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민가수 지기’입니다. [다시 읽는 국민가수]에선 지난 10월 7일 첫 포문을 연 TV조선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를 빛낸 화제의 출연진이나 명장면을 골라 지면 등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려 드립니다.>

이번 주인공은 ‘뮤지컬 프린스’ 고은성입니다. ‘국민가수’에서 그를 소개할 때 붙는 ‘뮤지컬 프린스’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미 뮤지컬계에선 이름난 스타지요. 1990년생으로 올해가 뮤지컬 데뷔 10년째이기도 합니다. ‘국민가수’에 도전장을 내민 기존 유명 가수들도 있지만, 고은성의 등장은 그중에서도 제 눈을 번쩍이게 했는데요. ‘경력직’으로 적지않은 팬덤을 보유한데다, 수년 전 타 오디션에서 좋은 성을 거둬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그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국민가수’ 문을 여는 데 각별한 각오가 필요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무대와 시간, 공연 뒤 수많은 박수갈채와 팬들의 성원과 격려…. 비포장도로였던 곳이 마치 그를 위해 닦아 놓은 듯해 보였습니다. 스타의 길이요. 그동안 안전주행 해왔고, 그의 노래 실력이나 경력을 보면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였거든요. 그런데 무엇이 그를 이 자리까지 오게 했을까….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합니다. “뮤지컬 배우 10년차가 된 올해, 어린 시절의 꿈을 되찾기 위해 ‘내일은 국민가수’에 지원하게 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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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출연한 고은성/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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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름과 얼굴을 대중에 더 알리고자 하는 뜻도 있었겠지요. 그도 방송을 통해 말했으니까요. 뮤지컬로 만나지 못했던 전국 곳곳의 다양한 세대의 팬을 만날 수 있기도 합니다.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뮤지컬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기에 뮤지컬을 놓지 못하고 뮤지컬 세상 속에 빠져 살았다고 해왔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뮤지컬로 이끈 진짜 원천, 노래, 또 가수의 꿈 그 자체를 되짚었달까요.

뮤지컬 무대에 올릴 때마다 자신을 점검하고 수양하며 완벽을 기한다는 고은성. 뮤지컬 무대를 통해 여러 외국어 노래도 접했고, 다양한 언어를 공부해 노래하는 걸 즐겼다던 그였기에 어떤 곡을 선보일지도 관심이었습니다. 그가 본선 팀미션에서 클론의 ‘초련’이란 곡을 택했을 때 다소 의아한 감도 없지 않았는데요. 방송에도 나왔지만 춤추는 쪽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다는 걸 밝힌 바 있기 때문입니다. 빠른 비트의 노래는 잘해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제대한 그가 군에서 닳도록 들었다던 프렌치팝 Ça va ça vient(오고간다, 즉 ‘인생이란 돌고 도는 것’ 정도의 뜻)을 들어보면 원곡 가수 VITAA & SLIMANE가 선보이는 리듬감이 상당하거든요.

그러다 초련(初戀)이란 제목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첫사랑. 처음으로 느끼거나 맺은 연정이란 뜻이더군요. 그의 첫사랑이자 지금의 사랑, 마지막 사랑과도 다름없는 노래에 대한 열망을 국민가수를 통해 풀어놓고자 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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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출연한 뮤지컬 배우 고은성/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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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출신인 고은성은 2011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해 ‘그리스’의 대니, ‘비스티 보이즈’의 강민혁, ‘노트르담 드 파리’의 페뷔스, ‘그레이트 코멧’의 아나톨 등 쉬지 않고 무대에 섰습니다. 그를 뮤지컬로 이끈 건 2008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그런 걸 왜 봐”라고 했다가 음악이 극과 펼쳐지는 것에 매료됐다지요. 그날로 뮤지컬을 파고들었다고 합니다.

뮤지컬 ‘그리스’ 출연 당시 인터뷰에서 재밌는 문구를 발견했는데요. 그 때 연출이 그에게 “스펀지 같은 아이”라고 말했다는 것이지요. 보통 ‘스펀지 같다’고 말하면 주어진 것이나 주변 상황을 빠르게 흡수해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수사로 쓰이는데요. 여기선 좀 다릅니다. “밟고 또 밟아도 다시 올라온다”는 뜻이었다네요. 계속 시도하고 해보려는 그의 악바리 같은 정신력에 붙여준 찬사라 합니다.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하거나 대본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고은성씨를 저도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예전 공연 담당을 하면서인데요. 2017년 ‘햄릿 얼라이브’ 주연을 맡을 때였습니다. 그는 “꽂히면, 무조건 한다”면서 “노래를 계속 하고팠지만 주변에선 ‘기술 배워라’ ‘취직해라’라면서 뜯어말렸다”고 고백했습니다. 실력이 있다고 모두에게 스타의 길이 열린 건 아닐 테니까요. 뮤지컬 배우가 된 뒤에도 한때 택배와 상하차 배달일을 하면서 생계를 챙겨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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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본선 출전한 고은성/TV조선


하지만 무대가 다시 그를 불렀습니다. 실력에 노력까지 갖춘 그를 관객이 몰라볼 리 없었습니다. 물론 훈훈한 외모는 이미 정평나 있었고요.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가 하는 예술은 관객과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순간 순간을 함께 나누는 예술이기 때문에 항상 더 많이 고민한다”고요. 또 “어제 보러 온 관객들이 오늘 또 보러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요. 이제 TV 앞 1열 관객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는 고은성의 모습을 계속 기대할 수 있을까요? 뮤지컬 무대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콘서트와 방송 등을 통해 관객을 만나고자 한 고은성의 ‘初戀’(초련)이 이루어지는 드라마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다음은 고은성이 즐겨 들었다는 VITAA & SLIMANE의 Ça va ça vient 원어 가사와 번역 일부를 올려 드립니다. ‘인생이란 넘어지고, 다치고, 실패도 하게 돼 있기 마련이다. 너만 혼자인 것이 아니다. 이것도 언젠가 괜찮아질 것이다’란 내용입니다. 가사와 번역은 네이버 블로그 ‘한슨생취향’(https://blog.naver.com/angelickelly/221768738990)님의 페이지에서 빌렸습니다. 원문 링크 같이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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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A & SLIMANE - Ça va ça vient / 앨범 재킷


[Couplet 1 : Vitaa]

Dis-le-moi, dis-le-moi si tu te sens seul

말해 내게, 혼자라고 느껴지면 그렇다고 내게 말해도 돼

Au milieu de la foule, quand plus rien ne sait toucher ton cœur

수많은 사람 속에 있어도 외롭고, 더이상 네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이 없을 때

Dis-le-moi, dis-le-moi si ça fait trop mal

말해 내게, 너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도 돼

On t’a tellement déçu que tu dis qu’avoir mal, c’est normal

사람들한테 실망을 너무 많이 해서, 아픈 채로 사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Pré-refrain : Vitaa & Slimane]

Tu l’sais, dans la vie, on s’est tous plantés

알잖아 너도, 우리 모두 실패를 겪으며 살아왔어

C’est vrai, combien de fois on a dû se relever ?

정말이야, 우린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몇번이나 했을까

Personne n’est parfait, on est tous sortis du chemin

완벽한 사람은 없어, 우리 모두 같은 그 길을 걸어 왔잖아

Tu sais, dans la vie, ça va, ça vient

그래, 인생이란 게 이런 일 저런 일 다 있는 거야

[Refrain : Vitaa & Slimane]

Ça va, ça vient, ça va, ça vient

좋은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어

Ça va, ça vient, ça tient à rien

이런 일, 저런 일 다 있는거야

Dis-le-moi, dis-le-moi encore

내게 말해줘, 다시 말해줘

Ça va, ça vient, ça va, ça vient

이런 일, 저런 일 다 있어

Ça tient à rien

그러니 걱정하지 마

Au fond, tout va bien

중요한 건, 그래도 다 괜찮아 진다는 거야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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