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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판교통신]"24시간 먹통 감시…클라우드 엔지니어는 데이터 수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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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편집자주] [편집자주] 혁신을 이끄는 '네카라쿠배' 등 IT기업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취업 꿀팁부터 서비스 출시에 얽힌 뒷얘기를 솔직·담백하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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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를 계기로 많은 서비스가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그만큼 기업들의 고심도 깊어진다. 급격히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에 기존 인프라는 역부족이어서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 곳곳에서 먹통 사태가 잇따랐다.

클라우드는 코로나 비대면 시대 해결사로 떠올랐다. 트래픽이 급격히 몰려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백신예약 접종 시스템이 전 국민이 접속해도 끄떡 없었던 비결도 클라우드다. 주요 IT(정보통신) 업계에서 구축부터 운영, 실시간 사고 대응 등을 책임지는 클라우드 엔지니어가 핵심 인력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G마켓과 옥션 등 이베이코리아의 인프라 운영 총괄을 맡고 있는 김순석 사이트옵스(SiteOps) 실장은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언제든 먹통에 대응할 수 있게 24시간 깨어 있어야 하는 직종"이라며 "IT 인프라와 관련된 모든 역량을 갖춰야 하는 만능 기술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에 클라우드와 AWS(아마존웹서비스)라는 단어조차 생소할 때 엔씨소프트와 이베이코리아의 클라우드 전환을 주도했던 이력을 가진 1세대 클라우드 엔지니어다.

김 실장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나 클라우드 엔지니어라는 직무에 대한 소개와 그간 업무 이력, 클라우드 시장 전망 등에 대해 물었다.


"먹통없도록 24시간 깨어있는 것, 클라우드 엔지니어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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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석 이베이코리아 사이트옵스(SiteOps) 실장 /사진=차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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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근무 이력을 소개 부탁드린다.

▶2000년대 초 리눅스와 넷스케이프 등이 등장하면서 인터넷 붐이 일었는데, 그때 웹 호스팅 기업에 근무했다. 그때부터 서버와 IT 인프라 운영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엔씨소프트로 자리를 옮겨 12년 간 해외 지사의 데이터 센터와 리니지와 아이온(AION) 등 게임의 성공적인 글로벌 런칭을 위한 인프라 구성 역할을 맡았다. 2015년엔 AWS를 도입하고, 이를 데이터 센터와 연동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를 만드는 작업도 주도했다. 당시 국내에는 클라우드라는 개념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다.

2017년 이베이코리아에 합류한 후 이베이코리아의 클라우드 전환과 데이터센터 개선작업도 총괄했다. 네 개로 분산 운영 중이던 지마켓과 옥션의 비효율적인 데이터센터를 두 개로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장애 포인트를 줄이기도 했다. 이후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에저(Azure)를 도입해 기존 온프레미스(구축형 서버)와 에저를 연동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에저뿐만 아니라 AWS(아마존웹서비스)와 구글클라우드(GCP) 등 여러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의 인프라 구축도 맡을 예정이다.

-클라우드 전환 이후 각 서비스는 어떻게 개선됐나. 이용자 입장에서 알 수 있는 변화는.

▶게임과 쇼핑 모두 클라우드 전환이 특히 서비스 품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새로 런칭하는 게임은 얼마나 트래픽이 몰릴지 예측이 어렵다. 온프레미스 환경과 달리 클라우드에선 실시간 트래픽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고, 서버 용량을 처음부터 크게 만들어놓을 필요가 없어 운영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커머스의 핵심도 클라우드다. 조금이라도 웹사이트가 버벅거리면 고객 경험이 나빠지고, 이는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실 고객 입장에선 클라우드 전환을 체감하긴 쉽지 않다. 제대로 서비스가 돌아간다면 고객들이 어느 리전의 어떤 클라우드를 사용하는지 굳이 알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먹통이 돼야 서비스 공지를 통해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알게 된다. 클라우드 엔지니어의 주된 역할은 고객들이 아무 이상도 없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최근 클라우드와 함께 디지털 전환이 산업계 화두다. 디지털 전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디지털 전환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뜻한다. 디지털 기술만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도 매년 진화를 거듭한다. 초기 온프레미스형 데이터센터에서 기업 내에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외부 공용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그리고 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혼합한 형태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형태로 확장했다.

과거 온프레미스 시절에는 서비스 출시 계획을 인프라 역량이 좌우할 정도로 각 기업의 인프라 의존도가 높았다. 지금은 언제든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을 정도로 클라우드가 발전했다. 그만큼 다양한 디지털 전환과 혁신이 가능해졌다.


클라우드 엔지니어 되려면 "개발부터 운영까지 통합역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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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석 이베이코리아 사이트옵스(SiteOps) 실장 /사진=차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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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가 중요해지면서 클라우드 엔지니어 인력 수요도 늘었을 것 같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업타임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각 기업의 데이터센터 운영인력은 매년 3%씩 늘어나 2025년에는 23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도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많이 채용하는 추세다. 역량있는 인재를 웃돈을 주고 데려올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많이 뽑고 싶지만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클라우드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역량은. 일반 개발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엔지니어와 개발자는 조금 다르다. 두 직군 모두 네트워크나 OS(운영체제) 등 IT 인프라를 잘 알아야 한다. 다만 개발자는 코딩으로 시스템을 만든다면, 엔지니어는 그 시스템의 관리와 운영을 맡는 사람이다.

특히 클라우드 엔지니어는 관리와 운영을 넘어 개발까지 다 잘해야 한다. 클라우드엔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기술이 모두 접목돼있기 때문이다. 여러 클라우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시대엔 특정 구간에 트래픽이 몰리지 않도록 전체 흐름을 읽고 조율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도 클라우드 위에서 돌아가므로, AI 관련 지식과 개발 능력도 필요하다. 서버 관리만 했던 온프레미스 시절과는 역할과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클라우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꿈꾸는 예비 취업자들도 늘었다. 클라우드 엔지니어 1세대로서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현재 교육과정에선 클라우드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인턴 활동을 통해 IT인프라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을 반드시 추천한다. 꼭 인턴 활동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자기만의 IT인프라를 구축해볼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AWS 서버나 도메인을 구매해 이것저것 직접 운영해보는 것도 좋다. 주변 개발자 친구에 인프라를 제공해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추면 그만큼 채용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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