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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폭염에 전력 부족 위기

[기고]디지털 블랙아웃, 재발 방지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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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전 갑자기 전국적으로 인터넷이 중단되는 디지털 '블랙아웃'을 경험했다. 영세자영업자는 카드 결제를 하지 못해 영업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됐고, 비대면 온라인 자격시험에 응시하던 수험자들도 혼란을 겪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1월 24일 KT 전화국 아현동 통신구 화재로 서울 서부 지역 디지털정보통신 서비스가 불통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정보통신(IT) 강국을 자처하고 있음에도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냉정히 원인을 분석해서 우리나라 디지털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안정성을 위해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전자신문

이승준 정보통신기술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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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사이버 세상을 관리하는 독립된 주무 부처의 부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극찬받는 정부 정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건강의료보험제도다. 이것은 정부가 우리 국민의 건강관리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 중요도에 따라 주무 부처는 필히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수립부터 계속 존재해 온 정보통신 주무 부처를 2008년에 해체했다. 이후 기간망 통신사업자들의 디지털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주도적으로 관리·감독하는 독립된 부처가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 정보통신부와 같은 독립된 부처의 부활이 시급하다.

정기적이며 전문적인 안전진단 활동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국민 건강관리를 위해 매년 전 국민 건강검진을 법적 의무화해서 시행하고 있다. 또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눈에 보이는 사회 인프라인 도로, 교량, 터널, 초고층 건축물 등에 대해서도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건축물관리법' '소방시설공사업법'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전문가에게 안전진단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처럼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항상 밀접하게 연결돼 생활하고 있는 사이버 세상의 인프라에 대해서는 부족한 게 많다. 엄청난 사회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음에도 제도적으로 상당히 열악한 실정이다. 하루속히 정부 주도로 전문가에 의한 사이버 세상의 디지털 정보통신 네트워크 건강 상태를 주기적이며 안정적으로 관리·진단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건강한 디지털 환경을 위해서는 전문가에 의한 꾸준한 관리 활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평소에 적극적인 식생활 습관과 스트레스 관리 같은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는 의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함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사이버 세상의 디지털 정보통신 네트워크 관리도 마찬가지다. 철저한 법제도 규율 준수는 물론 필요시 독립된 외부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기술 기준에 입각한 네트워크 설계와 감리용역 등과 같은 지속적인 관리 및 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제 세계는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 부산에 소재한 특정 전화국의 단순한 문제가 순식간에 전국적인 네트워크 문제로 비화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작은 네트워크 문제가 전 세계를 강타하는 끔찍한 사태 발생도 예견할 수 있다.

이승준 정보통신기술인협회 부회장 pe55s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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