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WHO는 그동안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을 그리스 알파벳 순서대로 지어왔다. 지금까지 열두째 뮤(μ·mu) 변이까지 지정했기 때문에 이번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시작된 새 변이는 열셋째 뉴(ν·nu)로 명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지난 26일(현지시각) WHO가 이번 새 변이의 이름을 열셋째 뉴와 14번째 크시(ζ·xi)를 모두 건너뛴 열다섯째 오미크론(ο·Omicron)으로 지정했다.
폭스뉴스와 뉴욕포스트 등 미국 보수 매체는 WHO가 중국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 바로 다음에 올 알파벳의 발음은 ‘크시’지만 표기는 공교롭게 시 주석의 영문 성(Xi)과 같기 때문에, 차후 나올 수 있는 변이가 ‘시진핑 바이러스’로 불릴까 봐 건너뛰었다는 것이다.
미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WHO가 이처럼 중국 공산당을 두려워한다면, 그들이 치명적인 세계적 전염병을 은폐하려고 시도한다면 (전 세계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겠냐”고 했다. 미 학계에서도 “WHO는 ‘뉴’와 그다음 그리스 알파벳(크시)을 건너뛴 것으로 보인다. WHO는 중국 정부와 어떤 불편함도 또다시 피하려고 하는 것 같다”(조너선 털리 조지워싱턴대 법대 교수) “WHO는 새 변이를 오미크론으로 불러 ‘Xi’를 피할 수 있었다”(마틴 컬도프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WHO는 “뉴는 발음상 ‘새로운(new) 변종’으로 혼동할 수 있고, 크시도 사람 성이라 과거에도 질병명에 잘 사용하지 않았다”며 “WHO의 질병명 관련 규정은 어떤 문화⋅사회⋅국가⋅지역⋅직업⋅인종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이름은 피하도록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의도적 건너뛰기임은 인정한 셈이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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