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는 베를린 시민이 길게 줄을 늘어선 것이다.
이 센터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예약하지 않아도 누구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코로나19백신 접종 받으려고 줄 선 시민들 |
센터 입구부터 쇼핑몰 1층 전체에 걸친 줄에는 70여 명이 대기 중이었다.
줄 맨 끝에 서 있던 A씨는 "엿새 일 하고 하루 쉬는데 2차 접종을 한 지 다섯달이 넘어 3차 접종을 받으러 왔다"면서 "2차 접종까지는 회사에서 해줬는데 3차부터는 그런 게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까지 나와 말들이 많지만, 공포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직장에서도, 다른 일상생활을 할 때도 백신을 맞으면 귀찮게 하지 않으니 시간 있을 때 접종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독일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전체 인구9약 8천300만명)의 69%로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 8월 60%대로 올라선 뒤 3개월여째 제자리걸음이다.
코로나19 백신접종 받으려고 줄 선 시민들 |
이런 독일의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이날 알렉사 몰의 백신 접종센터 앞에 이례적으로 생긴 긴 줄은 베를린 시민들이 얼마나 오미크론 변이에 신경을 곤두세우는지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다.
독일 정부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지 않자 접종 의무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내 백신 접종 의무화 법안을 입안해 2월 말이나 3월 초까지는 전국민 백신 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다.
독일에서는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역대 최고 속도로 확산해 경계심이 바짝 높아졌는데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까지 가세하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보건 당국의 통계를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6만8천명으로 10월초보다 10배 이상으로 급증해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전세계가 주시하는 오미크론 변이도 벌써 9명이나 나왔다.
한산한 크리스마스마켓 |
지난해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해 베를린 시민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크리스마스 마켓조차 한산한 모습이었다.
팬데믹 와중이지만 그래도 연말 기분을 내보려고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았지만 밝은 표정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친구나 친지끼리 삼삼오오 모여 글뤼바인이나 맥주를 마시며 크리스마스 계획을 서로 얘기하는 모습도 찾기 어려웠다.
한산한 크리스마스마켓 |
글뤼바인은 와인에 향신료와 과일 등을 넣고 끓여 따뜻하게 마시는 음료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언제나 인기가 높다.
입에 사르르 녹는 따뜻한 쿠헨(케이크)이나 브레첼, 구운 사과를 파는 매대에서는 손님이 없어 일손을 놓은 상인들이 텅 빈 마켓을 둘러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마켓 정중앙에 마련된 아이스링크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오미크론 변이 소식만 없었다면 엄마와 아빠 손을 잡고 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 손님으로 꽤 붐볐을 터였다.
한산한 크리스마스마켓 |
독일에서는 지난달 27일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환자가 처음 나왔다.
이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속속 보고됐는데 해외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까지 확진됐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베를린 시민들의 근심이 더욱 무거워졌다.
뮌헨 루드비히막시밀리안대학 막스폰페텐코퍼연구소 올리버 케플러 소장은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독일 내 숨은 확진자가 수백명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해외 여행자가 오미크론을 확산시킨 지 이미 수 주째가 지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산한 크리스마스마켓 |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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