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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투우 경기장의 거친 황소가 떠오르는 ‘아우디 RS Q8’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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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더 뉴 아우디 RS Q8'. 아우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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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황소를 탄다면 이런 느낌일까.”

아우디의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아우디 RS Q8’을 시승하는 내내 이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RS Q8은 스페인 세비아의 투우 경기장을 달리는 황소를 연상케 하는 차다.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81.85kg·m, 4.0리터 V8 가솔린 엔진이 만들어내는 힘은 저돌적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렸다.

괴물같은 스펙을 자랑하는 이 차는 근육질의 단단한 외관보다 시동을 걸자마자 포효하는 강력한 엔진의 소리와 떨림에서 더 존재감을 나타낸다. 제조사는 “넉넉한 공간과 기능성, 럭셔리 쿠페의 우아하고 감성적인 스타일, RS모델의 퍼포먼스”를 강조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온몸을 통해 느껴지는 특별함이 모든 설명을 압도한다.

5010mm에 이르는 전장과 2460kg에 달하는 육중한 공차 중량, 큰 덩치를 지녔지만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3.8초면 충분하다. 최고속도는 305km/h(안전제한속도)다. 또 이를 제어하기 위해 10P 카본세라믹 브레이크는 운전자가 원하면 언제든 즉각 거대한 차량을 멈춰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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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성능과 상반되는 점도 있다. 바로 평소 주행시 에어서스펜션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승차감이다. 초고성능의 대형 SUV지만 댐핑이 제어되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팬션이 탑재돼 레이스카에 가까운 주행 성능은 물론 일상 주행용 차량으로도 손색이 없다.

차체의 지상고도 최고 90mm까지 조정할 수 있다. 여기에 전자식 스테빌라이저가 차량의 롤링 등을 적절히 제어해줘 코너를 만났을 때도 두려움 없이 진입한다. 아우디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해 운전의 재미와 안정성을 모두 충족한다.

폭스바겐 그룹의 SUV 플랫폼인 ‘MLB EVO’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차는 같은 플랫폼을 쓴 람보르기니 우르스, 포르쉐 카이엔, 벤틀리 벤테이가와 자주 비교된다. 아우디 RS 라인업에 들어가는 EA 825 엔진은 카이엔 터보나 파나메라 GTS 등에도 탑재됐지만 RS Q8은 좀 더 거칠면서도 이 엔진 특유의 힘과 성능이 그대로 재현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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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 Q8은 큰 차체에도 유턴 때나 좁은 골목길에서는 후륜 조향 시스템을 활용해 민첩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아우디 A5보다도 회전 반경이 짧다. 이중 접합 방음 유리가 채용돼 외부의 소음도 효과적으로 차단해준다. 실내는 아우디 특유의 미래적이면서도 차분하고 간결하게 구성돼 있다. 대시보드 상단과 차문 팔걸이 등에는 천연 가죽이 적용됐고, 기어봉과 스티어링 휠, 센터콘솔에는 알칸타라 소재가 들어갔다. 또 뒷좌석 폴딩 시트의 공간 활용성이나, 뒷좌석에 앉았을 때는 일상적인 SUV의 편안함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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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에서 6.6km/L의 복합연비를 단점을 꼽는다는 것의 무의미할 수 있다. 장거리 주행시에는 연비가 10km/L를 넘어가지만, 고속 주행을 자주 한다면 복합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비를 기록한다. 아쉬운 대목은 터보랙이다. 고성능 차량이지만 SUV인만큼 빠른 가속시 한 박자 느린 반응이 못내 아쉬운 대목이었다. RS Q8의 가격은 1억7202만원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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