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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연말 예약 30건 취소”…위드코로나 ‘급정거’에 한숨 쉬는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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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 달 위드코로나 덕분에 코로나 이전 매출 70%까지는 회복됐는데….”

5일 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술집 사장 김모(54)씨는 “장사하는 입장에선 다시 (위드코로나 이전으로)돌아갈까봐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방역 지침에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6일부터 시작되는 4주간의 ‘특별방역 점검 기간’은 수도권은 최대 6명, 비수도권은 8명까지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축소하는 게 골자다. 위드코로나 한 달 만에 ‘급정거’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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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시내 식당에 방역패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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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예약 30건 취소…인원 제한 의미 없다”



자영업자들은 연말 대목을 앞두고 단체 모임 예약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의 조치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서울 광진구의 한 고깃집 업주는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연말 예약이 30건 가까이 취소됐다. 어차피 식당 찾는 손님들은 마스크 벗고 밥 먹으면서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 인원 제한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배모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부담이 되는데도 연말엔 손님이 더 늘어날 거라 생각해 재료를 잔뜩 주문해뒀다. 예약이 다 취소돼 소용이 없어졌는데 이런 문제를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정해도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나마 영업시간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에는 안도하는 모습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윤모(52)씨는 “위드코로나로 시간제한이 풀리면서 뚝 떨어졌던 매출이 3배 넘게 올랐다.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시간제한보다 인원 제한이 차라리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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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첫 5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5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를 위해 길게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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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식당·카페 방역패스 적용에 의견 분분



정부의 이번 지침으로 식당·카페 등에도 방역패스가 확대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새 지침에 따라 수도권에선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PCR 음성 확인서가 없는 사람 1명을 제외한 5명은 방역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사실상 미접종자는 2명 이상 모일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서울의 한 고깃집 직원 김모(30)씨는 “아직 미접종자가 많다. 고깃집에 ‘혼밥’(혼자 밥 먹기)하러 오는 손님은 없으니 매출에 영향이 클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반면 요리주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손님 대부분이 (접종을 마친) 나이 드신 분들이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 섞인 지적을 하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모임 인원수를 줄이는 건 확산세를 막는 데 과학적 근거도 없고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식당과 카페에 방역패스를 예외 없이 적용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교수는 “지금은 이미 커진 눈덩이가 계속 굴러가는 상황이다. 2주 안에 추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건·장윤서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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