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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공급망 불안에 오미크론·고물가까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불확실성 비상등 켜진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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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뛰고 성장률 꺾이는데 오미크론 변수까지

경기 불확실성 커져…‘퍼펙트 스톰’ 경착륙 우려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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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우리경제의 성장세가 3분기에 뚜렷하게 꺾인 데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까지 변수로 등장하면서 우리 경제에 ‘퍼펙트 스톰(대형 복합 위기)’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4%대 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회의적 전망이 늘어날 뿐 아니라, 경기는 가라앉는데 물가만 뛰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로 각국이 봉쇄 정책을 강화하고 물류 차질이 빚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가중되면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6일 산업연구원이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82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를 조사한 결과 이달 제조업 업황 전망 PSI는 87로, 지난 10월 발표된 11월 전망치(99)보다 낮아진 동시에 2개월 연속 100을 넘지 못했다. 부정적 전망이 더욱 확산했다는 의미다.

우리 산업의 주춧돌인 제조업 생산은 공급망 차질 여파로 올해 7월부터 4개월 연속 전월비 기준으로 마이너스다. 이는 전체 산업생산에 악영향을 미쳐 4분기 첫달인 10월 전산업생산을 전월보다 1.9% 감소시켰다. 지난해 4월(-2.0%)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자동차(-5.1%) 생산이 줄었고,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의 영향으로 1차금속(-5.9%) 생산도 감소했다.

여기에 6일부터 4주간 시행되는 방역 강화 조치는 연말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수도권은 최대 10명에서 6명으로, 비수도권은 최대 12명에서 8명으로 줄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여러 다중이용시설에 확대 적용한다. 위드 코로나 시행에 맞춘 소비 쿠폰 재개 등 내수 진작책으로 경기 회복에 탄력을 주려던 정부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로써 올해 3분기 0.3%(전 분기 대비)에 그친 경제성장률을 4분기에 끌어올려 연간 4%대를 달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의 실현은 불투명해졌다. 오미크론이 세계 각국에 확산됨에 따라 우리 경제 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수출도 대형 악재를 맞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오미크론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의 하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IMF는 지난 10월 내놓은 경제 전망에서 이미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교란 등을 반영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0%에서 5.9%로 소폭 하향했는데, 추가 하향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경기는 식는데 물가는 갈수록 뛰고 있다는 점이다. 1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2011년 12월(4.2%) 이후 거의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강세의 영향을 받는 석유류 등 공업제품뿐 아니라 농축수산물, 집세와 외식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치솟는 물가로 가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오미크론 변이까지 퍼지는 가운데 각국 통화·재정 당국도 뚜렷한 대응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로 각국이 봉쇄 정책을 강화하고 생산공장이 문 닫으면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가중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커지게 된다. 인플레이션 진정을 위해서는 시중 유동성을 회수하고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로 세계 경기가 위축될 경우 긴축정책의 속도를 조절하거나 다시 자금을 풀어야 하는 등 정책적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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