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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은 “물가, 내년 상반기까지 뜀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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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간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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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상승률, 2008년 이후 최고
1%P 오르면 국내는 0.26%P 상승
소득 지원책 영향…소비 확대 여력
공급병목 장기화 맞물려 지속 예상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 물가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국내 물가는 0.26%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이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보면 34개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을 가중평균해 추산한 전 세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0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4.39%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4.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10~11월 연속 3%대로 고공행진했다.

이 같은 물가 상승률에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제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수요 확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 병목현상, 기후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여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재화 소비가 늘어난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공장 폐쇄와 노동공급 부족 등으로 생산과 물류가 모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한은은 “글로벌 물가 오름세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압력도 예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율(물가 상승률)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사이 상관계수는 2000~2007년 0.28에서 2010~2021년 0.78로 높아졌다. 전 세계 물가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국내 물가는 2000~2007년 0.1%포인트 상승에 그쳤지만, 2010~2021년에는 0.26%포인트로 뛰었다. 한은은 “공급 병목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국내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간소비는 내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4.1%, 하반기에도 3.2%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지난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심야 시간 이동량과 소비활동이 늘고 대면 서비스 부문에서 신용카드 지출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태에서 정부의 소득 지원 등으로 가계 저축이 누적된 점도 소비를 확대시킬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 흑자율은 2019년 3분기보다 5.5%포인트나 높고, 올해 1~3분기 가구당 평균 가계 흑자액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10만원 정도 많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코로나19 전개 상황,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구매력 하락,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승용차 생산 차질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오미크론 영향과 관련해 “(지난달 25일) 통화정책 결정 이후 오미크론을 새로운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식하고 지켜보고 있지만, 데이터와 정보가 많지 않아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공급 병목 심화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 요인이지만, 반대로 오미크론에 따른 수요 둔화로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일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지표를 보면서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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