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3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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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13일 “한반도 문제는 미국과 북한의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비핵화와 미·북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만 해결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미국의 의지와 결단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밝혔다.

임 전 장관은 이날 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 김연철)과 동아시아문화센터(원장 노재헌) 주최로 열린 남북기본합의서(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채택 3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의 주역인 임 전 장관은 이어 “그럼에도 이 땅의 주인인 우리는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제시한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 노력을 통해 미·북 관계 개선을 견인하고 인내심과 일관성을 갖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교착된 현시점에서 남북기본합의서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건 남북 모두에 다시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이런 정신의 연장선에서 북한도 정부의 종전선언 제안에 빠르게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코로나19 방역 등 보건의료, 기후환경, 재해재난 등 남북 간 협력과제들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어떤 주제로든 북측과 언제 어디서나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용선 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남북기본합의서는 대결과 갈등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하는 과감한 정책이었다”며 “이런 대승적 결론에 합의한 정책 결정자들과 여야 정치 선배들의 모습을 지금의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조태용 의원이 대독한 축사에서 “남북기본합의서의 기본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평화 통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북한의 공무원 피격사건, 핵무기 개발, 미사일 실험 등 무력도발이 연이어 발생하며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의 의미가 점점 퇴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재헌 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관계의 역사적 전환점이 된 사건으로 저의 선친, 노태우 전 대통령도 가장 가치 있는 인생 업적으로 생각하셨던 일”이라고 소개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도 당시 통일부 장관으로 합의서 작성을 주도했던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노 전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중시했고, 김대중·김영삼·김종필 등 야당 지도자들과의 합의도 중시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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