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의 선대위직 동반 사퇴로 표면화된 분란에 국민의힘이 휘청이고 있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지난 16일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이미 분열의 징조가 싹텄다”고 입을 모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6일부터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이 맞붙었던 20일까지 닷새를 재구성해 봤다.

① 16일 김종인 vs 김병준=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김건희(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씨 허위경력 논란 관련 당 대응 방법을 논의해 보자”고 운을 뗐다. 이틀 전인 14일 고개를 숙인 김건희씨가 카메라를 피하는 장면이 인터넷 언론에 보도된 데 이어 오마이뉴스와 YTN이 김씨 통화 내용을 보도하며 논란이 확산 중이던 때였다. 하지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관련 내용이 외부로 새어나갈 수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논의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② 17일 고개 숙인 윤석열=17일 오후 윤 후보는 부인 김씨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윤 후보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아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사과 표명에 거리를 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국민의힘 분열 닷새 간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③ 18일 국민의힘 단체채팅방=하지만 사과 뒤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이은 의혹 제기로 불씨를 키웠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전체 의원이 모인 단체채팅방에 한 교수 출신 의원이 “김씨 겸임교수 채용 논란은 별로 문제될 게 아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에 조수진 당시 선대위 공보단장은 자당 교수 출신 의원들에게 연락해 “도와달라. 후보의 뜻이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교수 출신 의원 8명은 20일 발표를 목표로 성명서를 준비했다.

④ 19일 격분한 이준석=19일 한 인터넷 언론사의 보도에 이 대표가 격분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해당 기사는 “이 대표가 김건희씨 문제에 대해 방관자적 입장을 보인 반면, 본인의 마사지 의혹은 정면 대응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때 정신 못 차리고 유튜버들 선동에 낚이지 말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⑤ 20일 이준석 vs 조수진=20일 오전 선대위 회의를 앞두고 이 대표에게 “교수 출신 의원 8명이 오후에 ‘김건희 방어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는 보고가 올라갔다. 이 대표는 즉각 ‘회견 보류’를 요청했다. 이어 당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표는 김씨 의혹 관련 상황의 공유 및 대응 방침 논의를 주문했다고 한다. 이에 김병준 위원장과 권성동 당 사무총장 등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이 대표는 공론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 와중에 조수진 당시 공보단장이 김씨 논란 관련 당 대응에 윤 후보가 서운함을 표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이 대표와의 설전이 시작됐다.

이 대표는 중앙일보와 만나 갈등이 폭발한 배경과 관련해 “김씨 의혹 대응 방향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내 교수 출신 의원 8명의 기자회견 준비’ 보고에) 내가 말이 되느냐며 반대 의견을 냈더니 바로 윤 후보 측에서 ‘이준석이 선거를 안 돕는다’는 식으로 보고가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기정·최민지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