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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감사, 감사, 감사" 3번 인사한 이재명…이낙연과 호남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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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지난 23일 두 사람은 비전위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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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이탈 등으로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휘청대는 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와의 ‘명·낙 연대’를 통해 지지층 결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와 함께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이하 비전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비전위는 두 사람이 지난 23일 만나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한 선대위 기구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 선대위 공식 행사에 참석한 건 지난달 2일 출범식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첫 공동 지방일정으로 내년 1월 초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함께 찾기로 했다. 경선 당시 이 전 대표를 지지했고, 이번에 비전위 수석부위원장을 맡은 홍영표 의원은 “1월 5일 광주를 시작으로 ‘비전투어’를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이 후보 측 선대위 핵심 인사는 “이 일정에 이 후보가 직접 동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중·고교를 다닌 이 전 대표의 손을 맞잡고 호남을 누비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 대표가 잠행하는 동안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답보 상태였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12월 19~24일)에서 이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39.7%로 3주 전(11월 29일~지난 3일)의 37.5%보다 2.2%포인트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광주·전라 지지율은 64.9%에서 64.1%로 0.8% 포인트 줄었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제야 호남 지지율 반전의 마지막 고리가 꿰어졌다”(호남 의원)는 기대감이 표출된 이유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2분 인사말’ 동안 “감사드린다” 세 번 말한 이재명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만나 협력을 약속한 두 사람은 이날 더 가까운 모습을 연출했다. 행사장 입구부터 서로 먼저 입장하라고 양보하는 손짓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이 함께 모습을 나타내자 2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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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앞에서 서로에게 먼저 들어갈 것을 권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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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존경하는 이낙연 전 총리님께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역사적 소임을 함께 해주시는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낙연 위원장님과 함께 국가 비전과 국민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국민 신임을 다시 얻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2분여의 짧은 인사말 동안 이 전 대표를 향해 “감사드린다”는 말을 세 차례나 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더 확실하게 혁신하면서 더 따뜻하게 국민을 포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쇄신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시대에 맞게 살려가는 쇄신이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쇄신론’에 더해 ‘민주당다움’을 내건 이 전 대표 발언에 대해선 “고정 지지층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것이야말로 친문·호남 지지층이 듣고 싶었던 메시지”라며 “아직 이 후보에게 마음을 완전히 열지 못한 지지층에게 ‘마음 놓고 지지하시라’고 보증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각기 다른 우리를 하나로 단단히 묶는 것도 민주당이다. 대표님 말씀 하나하나가 묵직하게 다가온다”며 이 전 대표에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이 전 대표가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도 이 후보가 수용하면서, 결과적으로 ‘자중지란’을 보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차별점을 부각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日대사 만난 李 “기시다 총리 허심탄회하게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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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접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허리를 굽히는 대신 가벼운 목례만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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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민주당사에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와도 만났다. 이 후보는 한·일관계에 대해 “기본적으로 상호관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서로 평화롭게 공존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공동 번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일본 방문 경험과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인 『설국』 첫 문장을 언급하며 “문화 교류나 국민 상호 방문 교류라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비공개 면담에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회동도 공식 제안했다. 배석자인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브리핑에서 “이 후보는 기시다 총리 취임을 축하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허심탄회하게 만나자는 전언을 부탁했다”며 “일본 대사도 관련 보고서를 올려 그 뜻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민감한 현안인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후쿠시마 원전수 방출 문제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날 면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이 후보는 “지금처럼 한·일 관계가 악화된 건 안타깝다”고 말했고, 이에 아이보시 대사는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또 아이보시 대사는 “양국의 공통 과제인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이 후보의 해법을 듣고 싶다”고 했고, 이 후보는 “무상 복지 같은 대증 요법도 있을 수 있겠으나, 우리의 경우엔 ‘성장의 회복’이 그 출발점일 것 같다”고 밝혔다.



오현석·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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