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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도서 구매 이력, 대학 성적, 배달 기사의 배달 리뷰 등을 기반으로 한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회사, 이른바 ‘테크핀’과 인터넷은행, P2P 스타트업 등이 그 중심에 있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12월 9일 교보문고와 플랫폼 제휴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는 교보문고가 보유한 고객의 도서 구매 이력 등 비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도서 구매 이력 등을 기반으로 한 대출 상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산, 소득 등 금융 정보가 아닌 다른 정보로 신용을 평가하는 모형을 ‘대안 신용평가’라고 부른다. 기존 신용평가 방식으로는 대학생, 사회 초년생, 주부 등 ‘신파일러(금융 거래가 거의 없어 관련 서류가 얇은 고객)’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금융 정보만으로 대출자 신용을 정교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최근 등장했다.
네이버와 미래에셋캐피탈은 2020년 12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의 매출, 반품률, 고객 문의 응답 속도 등을 반영하는 대안 신용평가 모델에 기반한 상품이다. 금융 정보가 부족한 온라인 사업자들에게 더 낮은 금리로, 더 높은 한도의 대출을 내줬다. 해당 상품은 출시 약 10개월 만에 누적 대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기반으로 한 대출 상품을 속속 출시하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은 2021년 10월 배달라이더 전용 소액 신용대출 상품인 ‘쏠편한 생각대로 라이더 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배달대행업체로부터 얻은 배달 데이터, 배달 수행 정보 등을 신용평가에 반영한다.
독특한 지표로 신용을 평가하는 P2P 스타트업도 눈길을 끈다. 캠퍼스펀드는 대학생 성적, 학력 등을 기반으로 돈을 빌려주는 P2P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캠퍼스펀드가 개별 학생들이 낸 ‘이력서’를 바탕으로 자체 등급을 매기고 한도를 책정한 뒤, 그만큼의 돈을 P2P 방식으로 투자자들에게 모아 대출해준다. 액수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수준으로 적은 편이다.
다만 금융 취약계층에 무분별하게 대출해주는 것 아니냐는 시선은 숙제다. 신파일러를 ‘영원한 신파일러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논리다. 그러나 소외계층에게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포용적 금융’의 일환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대안 신용평가 모델이 이미 정착돼 있다.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그룹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대중교통 이용, 공과금 납부 이력 등을 기준으로 신용 수준을 평가하는 서비스를 2017년 출시해 상용화했다.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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