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부 방침에 제동
학부모단체 집행정지 신청 인용
“청소년 백신접종 강제할 수 없어”
본안소송 나올때까지 효력 정지
복지부 “조속히 항고 여부 결정”
백화점 등 확대 적용 앞두고 파장
서울 종로구 음식점에서 한 미접종 시민이 QR 체크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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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만 학원과 독서실·스터디카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종환)는 4일 함께하는사교육연합·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청소년 교육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정지해 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정부의 방역패스 처분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방역패스의 효력을 정지시킨 것이다. 정부는 이들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지만 오는 10일 백화점과 마트까지 방역패스 확대 적용을 앞두고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6일 방역패스를 식당·카페뿐 아니라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같은 실내 다중이용시설에도 의무 적용했다. 이에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등은 같은 달 17일 “방역패스 정책은 청소년 백신접종을 사실상 의무화해 청소년의 자유권, 학습권, 학원장의 영업권 등을 침해한다”며 해당 교육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조치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재판부는 “(보건복지부의) 처분은 사실상 백신 미접종자 집단이 학원·독서실 등에 접근하고 이용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미접종자 중 학원·독서실 등을 이용해 진학·취직·자격시험 등에 대비하려는 사람은 학습권이 제한돼 사실상 그들의 교육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직접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미접종자라는 특정 집단의 국민에 대해서만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불리한 처우를 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백신 접종자의 이른바 돌파 감염도 상당수 벌어지는 점 등에 비춰보면 시설 이용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백신 미접종자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위험이 현저히 크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현실적으로 학원·독서실 등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의사에 관계없이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며 “자발적인 백신 접종을 유도함으로써 위중증률 등을 통제하는 것이 방역 당국이 우선 취해야 할 최소침해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법원의 이날 결정에 따라 성인 미접종자도 방역패스 없이 학원과 독서실·스터디카페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방역패스 정책 자체에 반발한 현직 의사 등이 신청한 집행 정지 심문도 오는 7일 예정돼 있는 등 정부의 방역패스 조치가 줄소송에 직면할 수도 있다. 복지부는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법무부와 협의해 항고 여부를 조속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미영·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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