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오징어 게임’ 오영수 한국인 최초 골든글로브 수상···작품상·이정재 남우주연상은 불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한국작품으로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쾌거
오씨 “이제 ‘세계 속 우리’ 아닌 ‘우리 속 세계’”


경향신문

지난해 10월13일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배우 오영수. 박민규 선임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오영수가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골든글로브에서 한국인 배우 수상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을 연기한 배우 오영수가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오영수는 <더 모닝 쇼>의 빌리 크루덥과 마크 듀플라스,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테드 라쏘>의 브렛 골드슈타인 등 후보를 제치고 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와 아콰피나가 TV드라마 부문과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등에서 연기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국 작품에 출연한 한국 배우가 연기상 후보에 오른 적은 없었다.

경향신문

배우 오영수. 박민규 선임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영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내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라며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라 ‘우리 속의 세계’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 고맙다”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을 두고 목숨을 건 서바이벌을 벌이는 게임을 그린 드라마다. 게임 참가자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놀이를 해 지면 목숨을 잃고, 살아남아 최후의 1인이 되면 상금 전부를 차지한다. 드라마는 지난해 9월17일 공개돼 53일간 전세계 넷플릭스 1위에 오르는 등 기록을 세웠다.

오영수는 뇌종양에 걸린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을 맡았다. 일남은 주인공 성기훈(이정재)과 구슬치기 게임을 하다 “우린 깐부(한 팀이나 동지를 뜻하는 속어)잖아”라고 말하며 하나 남은 자신의 구슬을 건네는 장면 덕에 ‘깐부 할아버지’라는 별칭도 얻었다.

경향신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오일남(오영수·왼쪽)과 성기훈(이정재). 넷플릭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후보에 올랐던 <오징어 게임>의 작품상과 이정재의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수상은 불발됐다. TV부문 최우수 작품상은 2020년에도 같은 상을 받은 HBO/HBO맥스의 <석세션>에, 남우주연상은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에 돌아갔다. <석세션>의 사라 스누크가 TV드라마 부문 여우조연상을 획득하면서 <석세션>은 3관왕에 올랐다.

경향신문

<파워 오브 도그>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극 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은 <파워 오브 도그>와 이 영화를 연출한 제인 캠피언 감독에게 돌아갔다. 코디 스밋 맥피가 영화 부문 남우조연상을 차지하면서 <파워 오브 도그>는 3관왕을 달성했다.

경향신문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1)의 한 장면. 아니타(아리아나 데보스·가운데)가 노란 드레스를 입고 춤추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1)가 받았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으로 연출한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레이철 지글러가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 아리아나 데보스가 영화 부문 여우조연상을 차지하면서 3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애니메이션 영화 작품상은 <엔칸토>, 지난해 <미나리>가 수상했던 비영어 영화 작품상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가 차지했다. 최우수 TV 영화상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최우수 뮤지컬·코미디 시리즈상은 <나의 직장상사는 코미디언(원제 핵스)>에 돌아갔다.

각본상은 <벨파스트>의 케네스 브래너, 음악상은 <듄>의 한스 짐머가 수상했다. 주제가상은 <노 타임 투 다이>의 ‘노 타임 투 다이’가 받았다.

극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은 <리카르도 가족으로 산다는 것>의 니콜 키드먼, 남우주연상은 <킹 리차드>의 윌 스미스가 가져갔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은 <틱, 틱…붐!>의 앤드류 가필드가 받았다. TV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은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의 케이트 윈슬렛, 남우주연상은 <돕식>의 마이클 키튼이 차지했다.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은 <포즈>의 미카엘라 제이 로드리게즈가 탔다. TV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은 <핵스>의 진 스마트, 남우주연상은 <테드 라쏘>의 제이슨 서데이키스에 돌아갔다.

올해 골든글로브는 불투명한 재정 관리, 투표권자와 수상자의 인종적 다양성 부족, 성차별 등 문제가 불거져 대부분의 수상자가 불참한 채 방송 생중계도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AP통신은 “HFPA는 시상식을 TV생중계, 후보자들, 레드카펫, 주최 측, 언론이나 생방송 스트리밍도 없이 진행했다”며 “HFPA 회원들과 일부 후원자만 참석한 채로 90분간 비공개 행사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수상 작품과 수상자는 골든글로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됐다.

지난해 2월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최하는 HFPA의 부패 스캔들을 보도했다. HFPA 회원 중 흑인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과거 HFPA 회원들로부터 성차별적 질문을 받고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방송사와 할리우드 스타들은 보이콧에 나섰다. 매년 시상식을 생중계 해온 미국 방송사 NBC는 올해 시상식을 송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배우 톰 크루즈는 지금껏 받은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반납했다. 100개가 넘는 현지 홍보사들은 차별과 부패를 근절하기 전까지는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냈다. 넷플릭스는 보이콧을 명시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시상식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다. 황동혁 감독, 이정재, 오영수 배우를 비롯한 <오징어 게임> 관계자들도 시상식에 불참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 RPG 게임으로 대선 후보를 고른다고?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