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강원 강릉 중앙성남전통시장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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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가 캐스팅보트다. 강원도가 대한민국을 살릴 거다. 무능한 인재가 아니라 유능한 리더를 선택할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후 강원도 강릉 중앙성남전통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하며 외친 말이다. 그는 이날 강원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이틀째 일정에서 “특히 강원에선 평화를 만드는 게 곧 경제를 살리는 길이고, 우리가 더 잘사는 길”이라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 발언을 재차 거론하며 ‘안보 포퓰리즘’이라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혹시 우리를 공격할지 의심된다고 선제타격하면 어떻게 되겠나. 바로 전쟁이다”라며 “아는 척하느라 한 소리 같은데, ‘킬체인’이란 대량살상무기나 핵 공격이 확실하고 임박했을 때 그 표적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에 대해 “안보를 자기들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집단이 있다. 북한에 ‘야, 우리 어려우니 휴전선에 총 좀 쏴봐’라고 하는 집단이 있다”고 비판한 뒤, “그런 집단한테 나라를 맡기면, 전쟁 위기가 고조돼 우리 삶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북한 접경지대인 강원도에서 ‘평화가 곧 경제’라는 논리로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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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재개는 의지 문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해 평화경제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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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후보가 발표한 강원 지역 공약 역시 ‘평화’에 방점이 찍혔다. 그는 이날 오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강원도 지역 공약을 발표하면서 “(강원은) 70년 남북대치 상황에서 가장 큰 희생을 치른 지역”이라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마땅하다. 강원도를 한반도 평화시대를 선도하는 디지털·그린 뉴딜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 구상도 공개했다. 그는 “강원도가 남북평화시대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평화경제특별구역을 지정하고 왕래와 교역의 절차를 간소화해 남북경제협력, 공동 자원개발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 망원경으로 북녘땅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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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의 세부 항목에는 ▲동해와 비무장지대(DMZ) 국제관광 공동특구 조성 ▲금강산 관광 재개 ▲바이오·헬스 융복합 벨트 조성 ▲단절된 남북한 철도·도로 연결 등을 포함했다. 이 후보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시작으로 2018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원산-금강산-고성-강릉에 이르는 동해 국제관광 공동특구를 조성하겠다”며 “관광·스포츠 등 비정치적 분야 교류부터 시작해 실용적인 대북정책으로 남북 상생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이 후보는 “원래 개별 관광은 대북 제재와 관련 없고, 남북 간에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합의했기 때문에 결단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건 제도나 제재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 간 신뢰와 실천 의지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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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민 편 갈라…정치 본령은 통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강원도 강릉시 중앙시장을 방문, 닭강정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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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1박 2일의 강원 일정 내내 윤 후보를 ‘우익 포퓰리스트’로 규정하는 데 주력했다. 윤 후보가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한 것에 대해 이 후보는 “국민 편 갈라서 한쪽을 구렁텅이로 빠뜨리고, 서로 이간질해서 원수로 만들어간다. 이런 걸 ‘우익 포퓰리즘’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어 “국민이 원하는 일에 성과를 내는 이재명 같은 사람은 포퓰리스트가 아니라 민주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가리켜 “엘리트주의와 포퓰리즘을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국민 지지를 받는 이 민주주의자를 포퓰리스트라고 욕하고 있다.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 한다”라고도 했다. 자신을 ‘민주주의자’로, 국민의힘을 ‘포퓰리스트’로 규정해, 보수·중도 비율이 높은 강원 민심을 설득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최근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 “정치의 본령은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새 윤 후보가 제가 말한 정책들을 잘 발표하고 계시던데, 동의하고 칭찬한다”며 “저도 (국민의힘 경선 후보였던) 유승민 후보가 공공일자리 많이 만들자는 정책을 주장하신 것 같은데, 곧 그걸 빌려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을 누가 주장했냐, 김대중이 주장했냐, 박정희가 주장했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국가에 도움 되냐, 국민 삶 개선에 유용하냐를 갖고 판단해야 한다”라고도 주장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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