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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재명, 강원도서 평화론 “선제타격? 바로 전쟁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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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강원도 방문 이틀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강릉시 중앙시장에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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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가 캐스팅보트다. 강원도가 대한민국을 살릴 거다. 무능한 인재가 아니라 유능한 리더를 선택할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강원도 강릉 중앙성남전통시장 즉석연설에서 한 말이다. 그는 “특히 강원에선 평화를 만드는 게 곧 경제를 살리는 길이고, 우리가 더 잘사는 길”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북한 선제 타격’ 발언을 거론하며 “북한이 혹시 우리를 공격할지 의심된다고 선제 타격하면 어떻게 되겠나. 바로 전쟁이다”라며 “아는 척하느라 한 소리 같은데, ‘킬체인’이란 대량살상무기나 핵 공격이 확실하고 임박했을 때 그 표적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대해 “안보를 자기들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집단이 있다. 북한에 ‘야, 우리 어려우니 휴전선에 총 좀 쏴봐’라고 하는 집단이 있다”고 한 뒤 “그런 집단한테 나라를 맡기면, 전쟁 위기가 고조돼 우리 삶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북한 접경지대인 강원도에서 ‘평화가 곧 경제’라는 논리를 설파한 것이다.

이날 이 후보가 발표한 강원 지역 공약 역시 ‘평화’에 방점이 찍혔다. 그는 이날 오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강원은) 70년 남북 대치 상황에서 가장 큰 희생을 치른 지역”이라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마땅하다. 강원도를 한반도 평화시대를 선도하는 디지털·그린 뉴딜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 구상도 공개했다. “강원도가 남북평화시대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평화경제특별구역을 지정하고 왕래와 교역의 절차를 간소화해 남북경제협력, 공동 자원개발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약의 세부 항목에는 ▶동해와 비무장지대(DMZ) 국제관광 공동특구 조성 ▶금강산 관광 재개 ▶바이오·헬스 융복합 벨트 조성 ▶단절된 남북한 철도·도로 연결 등을 포함했다. 이 후보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시작으로 2018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원산-금강산-고성-강릉에 이르는 동해 국제관광 공동특구를 조성하겠다”며 “관광·스포츠 등 비정치적 분야 교류부터 시작해 실용적인 대북정책으로 남북 상생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원래 개별 관광은 대북 제재와 관련 없고, 남북 간에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합의했기 때문에 결단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건 제도나 제재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 간 신뢰와 실천 의지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1박 2일의 강원 일정 내내 윤 후보를 겨냥한 고강도 비판을 쏟아냈다.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 이 후보는 “국민 편 갈라서 한쪽을 구렁텅이로 빠뜨리고, 서로 이간질해서 원수로 만들어간다. 우익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전날(15일)엔 강원 춘천 명동거리에서 “국정을 모르면 점쟁이에게 물어볼 사람한테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외쳤고, 16일엔 페이스북에 “보수 정치인들의 안보 포퓰리즘은 가히 병적인 수준이다. 과거 총풍(銃風) 사건이나 북풍(北風)에서 한 치도 나아진 게 없는 불치병”이라고 썼다. 정책과 미래 비전으로 평가받겠다며 한동안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하던 이 후보의 선거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준영·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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