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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미투·탄핵' 보수 당황할 金 발언들…분열의 씨앗이냐 결집 반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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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두둔 발언 등, 과거 국민의힘 입장과 상충…"보수가 朴 탄핵"도 논란

온라인 金씨 응원글 쇄도…'동정론'으로 지지층 결속 가능성도

뉴스1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내용을 다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시청하고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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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 일부가 공개된 가운데 정치권은 이번 사태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씨의 통화 중에는 보수층 내부에서도 논란을 일으킬 만한 발언도 포함돼 있어 보수 분열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새어나오는 한편, 김씨를 향한 일종의 동정론이 지지층을 결집할 가능성도 17일 제기된다.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전날(16일) 김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 일부를 육성과 함께 공개했다.

김씨는 진보 정치권에서 터져나온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해 "미투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 아니야. 돈은 없지, 바람은 피워야 되겠지, 그러니까 이해는 다 가잖아. 나는 진짜 다 이해하거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들은 챙겨주는 것 확실하지, 그렇게 공짜로 부려먹거나 그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보수)는"이라며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그러면 안 돼. 나중에 화 당해요. 내가 내 인생 언제 잘나갈지 모르잖아. 화를 당하지, 여자들이 무서워서"라고 했다.

보수 정치권에서도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범죄가 일어나지만 모두 금전적 대가로 무마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진의는 앞뒤 맥락을 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정말 (김씨의) 인식이 그렇다면 그건 우리 (당)안에서도 논란의 소지는 분명 있어 보이긴 한다"고 했다.

김씨는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그걸 잡자 했잖아. 뭐하러 잡아 하냐고. 미투도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고도 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민주당과 진보계 인사들을 향해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로만 부르짖는 위선 정치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법원은 2019년 안 전 지사의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등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6월형을 확정했다.

해당 발언은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에 작지 않은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오거돈·박원순 전 시장에 비해 국민의힘이 도덕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앞세워 표심을 자극했다. 민주당에 되레 역공 빌미만 제공했다는 푸념이 당내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다른 의원은 "내부 총질"이라며 "(당원 지지세를) 겨우 하나로 모으자마자 이렇게 되니 참 당황스럽다. 지역(구)에 가면 주민들에게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벌써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MBC에 따르면 김씨는 MBC에 보낸 서면 입장문에서 '미투 발언에 대해선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말이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것은 진보가 아니라 보수라는 김씨의 발언도 보수 유권자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는 민감한 요소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했는데 이 때문에 아직도 우리공화당 등에서는 윤 후보를 '배신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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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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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보수 분열은 '의도된 정치공작'이라며 보수 유권자가 오히려 단단하게 뭉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여기에 방점을 두고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핵심은 '서울의 소리' 기자가 김씨와 '누나, 동생'하며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며 보수 분열을 의도한 일종의 정치 공작이라는 것이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선대본 회의에서 "('서울의 소리'의) 취재윤리 위반을 넘어 정치공작 행위"라며 "이런 일을 계기로 우린 더욱 하나로 뭉칠 것이며 흑색선전을 통한 구시대적 정치공작, 정치 선동이 더이상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도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에전에 보도 사주나 녹음 사주로 불릴 수 있는 공작성의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과거 채널A 기자가 당했던 함정보도의 2탄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김씨를 향한 '동정론'도 일부 일어나고 있어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당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김씨의 페이스북 팬 페이지, 온라인 팬카페에는 전날 '스트레이트' 방송을 기점으로 김씨를 응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씨가) 말한 내용이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어도 심신이 피폐해진 김씨가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국민 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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