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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 포함된 '미투' 관련 발언에 대신 사과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선거대책본부 여성본부 고문에서 물러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입장을 전했다.
이 교수는 19일 전파를 탄 JTBC와의 인터뷰에서 "(김건희씨 녹취록에) 일종의 위계나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 당사자에 대한 언급이 들어 있어서 그 부분은 사실은 적절해 보이지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이제서야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 분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언급을 한 부분이 사실 당사자에게는 고통의 반복일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안타까웠고 또 '유감을 표명하는 게 맞겠다' 생각해서 유감 표명과 사과를 하고 싶은 심정이어서 그런 내용을 올렸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 교수는 이어 김씨 또한 '쥴리' 의혹으로 비난을 받아온 점을 언급하면서 "결국 성폭력 피해 여성이 당하는 손가락질이나 근거 없이 쥴리설로 비난을 받았던 김씨나 제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 사회가 여성의 어떤 '성적 판타지'를 이런 식으로 소비하는, 여성들을 대상화하는 문화 자체를 지적하고 싶어서 유감 표명을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윤 후보가 전날 김씨의 발언을 두고 "상처를 받게 되신 분들에게는 송구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한 편으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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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덧붙여 이 교수는 "MBC 측에도 굉장히 큰 책임이 있다. 결국 2차 가해로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느끼게 한 데는 김씨만의 실수가 아니다"라며 "다 알면서도 그와 같은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피해자를 다시 불러내는 가해행위를 한 MBC 측에도 과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김씨가 직접 사과할 계기가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는 23일로 예고된 MBC 측의 추가 보도 이후 김씨의 입장 표명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가 지난 16일 보도한 김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와의 통화 내용에서 김씨는 진보 진영의 '미투' 문제를 두고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그걸 잡자고 했잖아. 뭐하러 잡자고 하냐고"라면서 "난 안희정이 솔직히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한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이라면서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라고 했다.
이같은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김씨는 '스트레이트'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성 착취한 일부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말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씨의 사과에도 김지은씨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명을 내고 "김건희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면서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보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김지은씨는 "사과하시라.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서울의소리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위 여성본부 고문으로서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줄리설'로 인한 여성 비하적 인격 말살로 후보자 부인 스스로도 오랫동안 고통받아왔었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신 김지은님의 고통에 대해선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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