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 업계가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식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덴버의 한 식료품 매장. 덴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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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식료품 공급망이 코로나19 오미크론 감염자 증가에 따른 일손 부족으로 위기를 맞으며 소매점들이 식료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시장조사 기관 ‘아이아르아이’(IRI)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16일 현재 소매 업체들의 재고율이 86%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재고율은 90% 이상이었다. 특히 재고가 적은 제품은 스포츠음료, 냉동 과자, 냉장 빵 반죽 등이며 최근 재고율이 60~70% 수준까지 떨어졌다.
육류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농림부는 1월 둘째 주 소 도축과 쇠고기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떨어졌다고 밝혔다. 돼지 도축은 9%, 닭고기 생산은 4% 줄었다. 노동력 부족으로 우유와 치즈 생산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농림부는 전했다. 농산물 관련 금융 기업 라보뱅크의 육류 부문 책임자 크리스틴 맥크래컨은 육류가 가공 공장에서부터 소매점까지 도달하는 데 보통 몇 주씩 걸린다며 “육류 부족이 당분간 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식료품 부족 사태는 생산·가공 업체들의 일손 부족 탓이다. 농산물 생산업체 ‘처치 브라더스 팜스’의 애리조나주 공장에서는 노동자 10명 중 한 명꼴로 결근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 회사의 스티브 처치 최고경영자는 “일손 부족으로 직원들이 지치고 이 때문에 휴가를 내기 원하는 직원이 생기는 등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노동력 부족으로 슈퍼마켓과 식당들에 대한 생선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 이 지역의 한 생선 가공 업체는 일손 부족으로 생산 설비의 80%만 가동하고 있다. 남부 지역의 식료품 체인점 ‘피글리 위글리’는 식품 분배 센터 직원의 3분의 1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급하게 임시직을 고용하기도 했다.
식료품 소매업체 앨버슨스의 비벡 샌커런 최고경영자는 “코로나19가 유발한 식품 공급망 위기가 애초에는 올해 초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달 이상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운송 업체들도 일손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위스콘신의 운송 업체 ‘코스 트랜스퍼’는 코로나19 감염자 상황이 2020년 대유행 초기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브랜든 존슨 대표는 “이제 고객들에게 운전자가 없어서 물건을 배송할 수 없다고 말하는 데 익숙해진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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