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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코로나 백신보다 말라리아약이 더 효과" 막나가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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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카자 다스 호자스 문화센터에 코로나19로 사망한 시민과 의료진을 기리는 마네킹 365개가 와이어에 매달려 있다. `재탄생`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작품을 전시한 예술가 시롱 프랑쿠는 이 작품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시에 삶을 축복한다고 밝혔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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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를 기록한 브라질에서 황당한 문건이 공개됐다. 코로나19 예방에 백신보다 말라리아약을 강조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매체에 따르면 보건부는 전날 코로나19 백신보다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대응에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담은 문건을 발표했다. 문건에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있어 백신보다 효능과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평소 견해를 지지하는 것이다. 백신에 거부감을 표명하고 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구충제 이버멕틴 등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과학계는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상파울루대학 보건학과 교수들은 성명을 통해 "보건부의 정책이 이념과 왜곡된 정보, 과학에 대한 무지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보건부의 이런 행태가 결국에는 보건 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보건 규제기관인 국가위생감시국(Anvisa)도 보건부의 주장에 반박했다. 메이루지 지 프레이타스 국가위생감시국장은 "브라질에서 사용 승인된 모든 백신은 엄격한 규정에 따라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쳤다"며 "생명 존중이라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이고 일관된 규범과 반대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책을 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과학계는 여러 차례 충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에 반대한 과학자들에 대한 훈장 수여를 취소하자 다른 서훈 대상 과학자들이 집단 반발하며 훈장을 거부한 일도 있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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