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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부모님 일한 시장서 흐느낀 李 "가족들 상처 그만 헤집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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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치하는 건 고통받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드리기 위해서다. 인권변호사 길 선택해 열심히 일했고 깨끗하게 살려 노력했고 그래서 지금 이 자리까지 왔지만, (제) 상처가 너무 많다.”

24일 경기도 성남 상대원시장을 찾아 즉석 연설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눈물을 흘렸다. 이 후보는 유년시절부터 가족이 터 잡고 살았던 성남 지역 유세에선 자신의 가족사를 유독 길게 얘기했다. 상대원시장은 아버지가 청소 일을 하고 어머니가 공중 화장실 이용료를 받으며 생계를 꾸리던 곳이다. 부모를 떠올리며 “밤늦게 끝나고 오면 그 오랜 시간 일하시고 나서도 아들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하는 대목부터 이 후보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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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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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거듭 사과할 땐 수차례 목이 메었다. 정신이 온전치 못했던 셋째 형의 성남시정 개입을 막는 과정에서 불화가 생겼고, 형이 어머니에게 했던 욕설을 그대로 돌려주는 통화가 녹음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던 그는 “공직자로서 욕하지 말고 끝까지 참았어야 했는데, 제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제 어머니도, 형님도 떠났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이젠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 아픈 상처를 그만 좀 헤집어 달라”고 말할 땐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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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 속으로!' 행사에서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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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동행’ 이낙연 “틀림없는 지지 부탁”



상대원시장 일정엔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깜짝 동행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에 앞서 단상에 올라 “이 후보를 틀림없이 지지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자 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를 ‘노 저어본 사공’에 빗대 “코로나 위기라는 강을 건너야 하는데 사공 중에 노를 저어본 경험이 있는 사공을 선택하느냐, 한 번도 노를 저어본 적이 없는 사공을 선택하느냐는 여러분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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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GTX 신규노선 추가 등 교통편을 확대해 수도권 30분대 생활권 조성과 오래된 신도시는 특별법을 만들어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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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저쪽 당(국민의힘)이 20년을, 우리가 15년을 집권했는데, 두 정부 중 어느 쪽이 더 나라를 위해 잘했냐고 누가 제게 물어본다면 1초의 주저함도 없이 민주당 정부가 그래도 더 잘했다고 대답한다”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연설에 앞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제가 가장 존경하는, 경륜 높고 유능하고 대단한 선배 정치인”이라며 깜짝 동행에 감사를 표했다.



李, 국민의힘 향해 “빈대도 낯짝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성남 외에도 경기 이천·여주·양평·광주를 잇달아 찾아 거리연설을 하며 민심에 호소했다. 이날 연설에서는 특히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 후보는 이천 문화의거리 연설에서 “여보세요, 국민의힘 여러분. 빈대도 낯짝이 있다”며 “부정한 개발이익을 나눠먹은 게 누군가. 민주당 한명이라도 있느냐. 근거가 조금이라도 있나. 근데 스피커 크고 힘세다고 덮어씌우느냐”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대장동 50억 클럽’으로 거론되는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을 거명하며 “다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이 성남시 공공개발을 막고, 국민의힘 정당인들이 다 돈 받아먹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선이 끝나도 특검을 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얼마나 못된 사람들인가 하면, 제가 대선이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해서 진실을 규명해야 된다고 했더니 ‘이라도’를 싹 빼고 ‘대선이 끝나고’ 특검하자고 했다고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방송에서 조작해서 떠들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GTX플러스’ 추진 등 경기 공약 발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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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뜻으로 큰절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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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전 이 후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신규 노선을 추가하는 ‘GTX 플러스’ 프로젝트 추진을 핵심으로 하는 경기 지역 공약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수도권 전역을 평균 30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교통혁명을 추진해 경기도민의 직주근접을 대폭 높이겠다”며 기존 GTX A·B·C 노선의 추진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A+(동탄에서 평택까지 연장), C+(북부는 동두천까지, 남부는 병점·오산·평택까지 연장) 등의 노선을 추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아울러 분당·산본·일산·중동·평촌 등의 1기 신도시에 대해서는 “신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낡은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재건축·재개발 및 리모델링 규제를 완화, ‘스마트도시’로 재탄생 시키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이밖에도 ▶경기 남부권을 ‘글로벌 첨단산업 거점 벨트’로 육성 ▶경기 북부권의 미군 반환 공여지를 국가 주도로 개발 등 경기 동서남북 권역 각각을 위한 맞춤형 공약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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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발표에 앞서 이 후보는 30여명의 민주당 경기도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함께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며 깜짝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연일 현 정부의 부동산 실책 등에 사과하고 있는 그는 이날은 “특히 개혁·진보 세력의 핵심적 가치라고 할 수 있는 공정의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다”며 “그래서 국민들께서는 ‘내로남불’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을 질책하기도 했다. 저는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자세를 낮췄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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