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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우크라이나 위기 속 中 존재감 부각…러와 대미 공동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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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 지지 입장 명확히 밝혀…합동 군사훈련 실시

러·중 경제 협력으로 서방 제재 무력화되면 러 협상력 강화

연합뉴스

'미국 보란 듯'…합동훈련 하는 중·러·이란 군함
(인도양 AFP=연합뉴스) 인도양 북부 해역에서 21일(현지시간) 합동 해상 훈련에 참여한 중국·러시아·이란 등 3국 군함들이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2019년 첫 훈련이 시행된 후 3회째를 맞는 이번 합동훈련에는 이란 구축함, 러시아 미사일 순양함, 중국 미사일 구축함·보급함 등이 참여했다. 합동훈련 해역은 미국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함정 간 군사적 마찰이 빈발하는 곳이다. [이란군 제공. 판매·광고 금지] 2022.1.23 sungok@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급속히 접근하면서 중국의 역할이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위기 국면에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지 입장을 확인하고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과시하면서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압박 전략이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거대한 경제권으로 부상한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무기'인 경제 제재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러시아의 협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7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가 중시되고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안보는 군사 집단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것으로 보장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나토의 동진을 반대하는 러시아 입장을 드러내놓고 지지했다.

이 전화통화 사흘전 중국과 러시아의 해군 함정은 아라비아해 서쪽 해역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벌였다.

'평화의 바다-2022'로 명명된 이번 합동 훈련에는 러시아 측에선 태평양 함대 소속 1만1천t급 미사일 순양함 '바랴크', 6천800t급 대형 구축함 '아드미랄 트리부츠', 대형 탱커선 '보리스 부토마' 등이 참가했다.

중국 측에선 미사일 구축함 '우룸치'와 지원함 '타이후' 등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훈련에는 러시아 함상 헬기도 투입됐으며 이 헬기의 지원으로 부상 군인을 러시아 함정에서 중국 함정으로 이송하는 훈련도 실시됐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전했다.

연합뉴스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 방안 중 하나인 국제금융망 퇴출이 중국과 협력으로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시스템에서 러시아 은행을 배제하는 제제가 시행될 때를 대비해 러시아는 자체 결제망에 중국 결제망을 통합해 스위프트에 맞서는 새로운 결제망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이후 서방은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했다. 그 결과 러시아의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러시아의 산업 구조가 그런 상황에 맞게 개편됐다.

이는 러시아에 재차 부과되는 제재의 효과가 중국에 막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또한 금융규제와 수출 통제 등의 제재는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와 밀접한 경제 관계인 유럽 국가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어 시행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은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유럽 전선에서 러시아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인다면 중국과 패권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

미국은 군사적 대응과 함께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외교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유럽에서 러시아와 전선을 확대하는 데는 큰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올림픽 휴전'을 제의함으로써 평화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25일 국제사회에 '올림픽 휴전 결의' 준수를 촉구했다.

장 대사는 "휴전을 실현하는 것은 정치적 해결의 첫걸음"이라며 "작년 12월 유엔 총회가 '베이징동계올림픽 휴전 결의'를 통과시킬 때 173개국이 공동 제안을 한 것은 분쟁당사자의 휴전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정치적 공감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2월 4일) 7일 전인 1월28일부터, 패럴림픽 폐막(3월13일) 7일 후인 3월20일까지 모든 유엔 회원국은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러시아도 이 결의를 지지했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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