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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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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긴축에 추경 변수까지···증권가 "당분간 채권시장 방어적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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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국채 3년물 2.3% 상승 염두에 둬

10년물도 연 2.5~2.8% 거래 가능성 제기

"美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단기물 불안 크고

대선 이후 추경 본격화에 장기물 상승 압력"

증권사들이 “당분간 국고채 시장에서 방어적 포지션을 권고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적 통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 차기 정부가 대통령 선거 이후 공격적인 재정 확장 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채권 공급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국고채 3년물이 2.3%, 국고채 10년물이 2.8%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이르면 이번 달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2.3%대까진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8일 국고채 3년물 최종 호가 수익률이 연 2.189%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론 메리츠증권이 국고채 3년물 예상 금리 범위로 연 2.00~2.30%를 제시했으며 하나금융투자는 연 2.10~2.35%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역시 국고채 3년물이 연 2.3% 부근에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2.7%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8일 국고채 10년물 최종 호가 수익률은 연 2.586%를 나타냈다. 메리츠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국고채 10년물 금리 전망치로 연 2.50~2.70%를 제시했다. KB증권은 연 2.8%까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1개월 사이 국고채 3·10년물이 일제히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국고채 3년물 최종 호가 수익률은 39.1bp(1bp=0.01%포인트) 올랐으며 국고채 10년물도 33.6bp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지난 달 주식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국채 투자자들도 손해를 면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채권 금리가 더 오를 걸로 예상된다는 것은 섣부른 ‘저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대비 가격 매력이 높아졌지만 아직 매수에 서두를 시점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증권사에서 이 같은 해석을 내놓고 있는 데엔 크게 △통화정책상 요인(연준과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재정정책상 요인(국내 추경 편성 불확실성)이 깔려 있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인플레이션 지표 안정화 여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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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한 데엔 미국 연준이 예상보다 공격적인 긴축 기조를 드러낸 영향이 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달 26일(현지 시간)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 회견에서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힌 것이 단초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FOMC 이전 시장은 대체로 올해 (연준의) 25bp씩 4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으나 기자 회견 이후 5~6회 인상 가능성이 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 스탠스를 쉽게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3월 FOMC까진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연준의 통화 정책 불확실성은 한은의 금리 인상 스탠스에 대한 변수로 이어지고 있다.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 한은 역시 한·미 간 내외 금리차 관리를 위해 보다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는 기준금리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국고채 3년물에 부정적이다. 안재균 연구원은 “연준이 연 4회 이상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은도 매파적인 움직임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시장에선 오는 2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안재균 연구원은 “(한은은) 5개월 새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덕분에 아직은 국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실제 연준이 2~3차례 인상에 나서기 전까진 경기 흐름을 확인하며 추가 금리 인상 명분 쌓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해석했다.

삼성증권은 통화정책, 나아가 채권 저가 매입의 단초를 ‘인플레이션’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주요 이유가 높은 물가상승률이기 때문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변화가 필요하다”며 “물가 압력이 완화되는 신호가 분명해지는 경우 저가 매수세의 활발한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 여부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기준금리 인상 강도에 대한 힌트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장단기 금리차는 통화 긴축기에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작을수록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단기 금리차가 과도하게 줄어들 경우엔 연준이 ‘경기 우려’를 염두에 두고 긴축 스탠스에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미국 국고채 2년·10년물 금리차는 63bp로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지만 연구원은 “현재 수준의 스프레드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금리 인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가 빠르게 이어질 수 있고 경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선 이후 추경 잡음도 커···오미크론 확산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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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관련 불확실성도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대규모 추경이 편성될 경우 적자국채 발행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국고채 공급 증가로 이어져 채권 금리를 높일(채권 가격 하락) 수 있다.

통상 적자국채 발행은 국고채 장기물 가격을 떨어뜨리는 변수로 꼽힌다. 정부 입장에선 만기가 긴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채무를 먼 미래로 넘기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장기물 금리는 통화정책보다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추경 이슈가 더 큰 금리 상방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두 후보는 추경 필요성을 언급했고 추경에 소극적이던 정부도 14조 원 규모의 추경을 공식화했다”며 “하지만 지난 21일 정부가 신년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자마자 35조 원 규모의 추가 추경이 거론되고 있다. 대선 전후로 추경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추경에 대해 눈여겨볼 만한 변수로 오미크론 변이를 꼽고 있다. 김상훈 연구원은 “설 연휴와 돌파 감염 등으로 보건 전문가들은 향후 5~8주간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상회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며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추경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보다 세수 전망이 좋지 않아 정부의 적자국채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엔 양도소득세·법인세를 중심으로 60조 원 가량의 추가 세수가 들어왔지만, 올해엔 자본·부동산 시장 경기가 수축기로 접어들면서 세수가 비교적 부진할 것이라는 뜻이다.

안재균 연구원은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등을 중심으로 세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우려가 있다”며 “작년 하반기 법인세·부과세 등의 납세 유예 조치 시행으로 큰 폭의 세수 감소가 우려되진 않지만 초과 세수 활용이라는 재원 마련 방안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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