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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타미플루가 장염증·대장암 억제…원리 밝혀낸 국내 연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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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계절성 독감) 치료제로 잘 알려진 타미플루가 장염증·염증성 대장암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타미플루로 대표되는 ‘시알산 합성 저해제’가 장 속 유해균 증식을 억제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의 불균형에 따른 염증성 대장암 발생을 제어하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3일 발표했다.

조선비즈

p53 돌연변이로 장 속 미생물 불균형 상태에 대해 타미플루 등 시알산 합성 저해재가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설명하는 그림. p53 돌연변이로 장 속 시알산 농도가 급증했을 때 타미플루, 필리핀A 등을 이용하면 시알산 농도를 제어할 수 있다. 아울러 장내 염증 반응, 유해 세균 감소 효과까지 볼 수 있다.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제공



생명연에 따르면 장 염증과 대장암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소 두 가지는 p53 돌연변이와 장 속 미생물 불균형이다. 항암 유전자인 p53이 분열, 성장, 소멸을 규칙적으로 반복하지 못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분열만 반복한 끝에 암세포가 된다. 이어 장 속 미생물이 안정적인 상태를 벗어나 불균형해질 경우 염증이 일어나면서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연구에서 생명연 연구팀은 제브라피쉬(인간 유전자와 많은 부분에서 일치하는 잉어과 물고기) 동물모델을 이용, p53 돌연변이가 장 염증을 동반한 장 속 미생물 불균형 정도를 심화시켜 염증성 대장암을 일으킨다는 걸 증명했다.

통상적으로 p53 돌연변이가 장 속 유기 화합물 중 하나인 ‘시알산’의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여 유해균인 에로모나스 세균이 과하게 불어나면, 이것이 장 속 미생물 불균형으로 이어지며 장 염증, 염증성 대장암까지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명연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가장 대표적인 시알산 합성 저해제인 타미플루를 활용해 장 속 시알산 농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조절하면, 에로모나스 세균 증식이 억제되면서 장 속 미생물이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 장 속 염증 반응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정수 생명연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박사는 “장 속 미생물 불균형으로 장 염증과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지만, 타미플루와 같은 약물로 시알산 대사를 조절하면 미생물 불균형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염증성 장 질환, 염증성 대장암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생명연 연구 결과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가지고 있는 저널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지난 1월 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최정석 기자(standard@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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