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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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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에 치이고 애플에 허 찔린 메타… 돌파구는 '15초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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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새 시가총액 300조 원 증발
저커버그, '틱톡 부상' 원인 꼽아
대안으로 '릴스' 투자 선언했지만
후발주자·차별성 없어 효과 의문
한국일보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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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의 부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이 전례 없는 경쟁에 직면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2,513억 달러(약 302조 원) 증발한 3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틱톡에 치이고 애플에 허를 찔리면서 창립 이래 최악의 하루를 보낸 그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저커버그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 투자로 심기일전을 다짐했지만, 틱톡 왕좌를 뛰어넘고 페이스북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두고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린 상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메타 주가는 26.39% 폭락했다. 2012년 상장 이래 최대 폭이다.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작년 4분기 순이익(102억9,000만 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8%나 쪼그라들었다. 캐시카우인 광고 수익 상승세가 꺾인 탓이다. 특히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정책 변경이 결정적이었다. 애플은 지난해 4월 애플리케이션(앱)이 이용기록과 검색활동을 추적해도 될지 이용자들에게 묻고 승인받도록 소프트웨어를 변경했다. 이후 아이폰 사용자에 대한 메타의 타깃 광고가 크게 제한됐고, 수익 타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틱톡의 부상을 더 큰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투자자들과의 대화에서도 “틱톡은 경쟁사 못지않게 덩치가 커졌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틱톡은 15~30초의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영상 콘텐츠 주요 소비자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에서 인기를 끌면서 SNS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왔다. 영국 데이터 분석업체 비즈니스오브앱스는 지난해 2분기 기준 30억 명이 틱톡을 다운받았고, 월간 활성사용자(MAU)만 10억 명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 중 63%는 30세 미만이다.

반면 메타 이용자 수는 연일 줄고 있다. 작년 4분기 페이스북 일간 활성사용자(DAU)는 전 분기보다 100만 명 넘게 줄었다. 페이스북 하루 사용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04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젊은 층이 틱톡으로 눈을 돌리면서 메타가 역풍을 맞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페이스북은 MZ세대 관심을 얻는 데 실패했고 사용자들은 틱톡으로 피신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일보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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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에 몰린 저커버그가 내놓은 돌파구 역시 ‘짧은 동영상’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메타가 틀에 박힌 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숏폼(짧은 동영상)인 릴스(Reels)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릴스는 페이스북이 2020년 8월 인스타그램에 내놓은 동영상 서비스다. 15~30초 영상에 음악과 필터 효과를 추가해 공유할 수 있다. 릴스를 통해 ‘15초 전쟁’에 적극 뛰어든다는 의미다.

그러나 저커버그의 야심이 멀어져 가는 페이스북의 영광을 되돌릴지는 미지수다. 후발주자인 데다 큰 차별화 없는 릴스가 숏폼 시장을 선점한 틱톡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긴 쉽지 않아 보인다. 설사 틱톡을 뛰어넘는다고 해도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역시 불투명하다. 뉴욕타임스는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메인피드보다 효과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돈이 안 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지난해 메타의 발목을 잡았던 애플의 앱 정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데이비드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는 “애플 영향으로 올해 메타의 매출 손실액은 1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상당한 역풍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악재가 잇따르면서 JP모건 등 월가 투자은행들도 앞다퉈 메타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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